BBC "빈속에 술 마시면 알코올 정맥 주사 맞는것"

 

BBC "빈 속에 술 마시면 알코올 정맥 주사 맞는 것"

• 이동휘 기자

 

입력 : 2016.05.31 11:46

음주 20분 뒤 측정한 공복 음주자의 알코올 농도가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신 사람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BBC 프로그램 유튜브 화면 캡처

공복(空腹)에 술을 마시는 것은 알코올을 직접 정맥에 주사하는 것과 같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영국 BBC 방송은 최근 방영한 '알코올에 관한 진실'이란 프로그램에서, 실험을 통해 공복 음주는 몸속 알코올 농도를 크게 높이고, 술이 깨는 시간도 더 걸리게 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명 의사 겸 진행자 제이빗은 충분한 식사를 한 뒤 백포도주 한 잔을, 다른 출연자인 나탈리는 빈속에 백포도주 한 잔을 마셨다.

20분 뒤, 제작진은 호흡측정을 통해 이들의 알코올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빈속에 포도주를 마신 나탈리의 알코올 수치는 44로, 식사를 한 뒤 마신 제이빗(23)의 두 배에 달했다.

음주 후 1시간 뒤엔 알코올 수치가 32대 15로, 1시간 30분 뒤엔 21 대 8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2시간 30분 뒤 측정에선 제이빗의 경우 혈중알코올이 전혀 없는 상태인 0이 됐다. 하지만 나탈리는 여전히 12를 기록했다.

스웨덴 보건과학대학의 독성법의학자 웨인 존스 교수는 이 결과에 대해 “공복에 술을 마시는 것은 알코올을 정맥에 주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표현했다.

알코올은 대부분 소장(그림 노란색 부분)에서 흡수된다./BBC 방송 유튜브 화면 캡처

음주 전에 음식으로 위장을 어느 정도 채우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것은 우선 알코올이 주로 소장(小腸)에서 흡수되기 때문이다.

식도를 타고 내려간 음식과 알코올은 위장 다음 소장, 대장을 거치게 되는데 위장에 음식이 차 있으면 알코올이 소장으로 가는 속도가 늦어진다. 혈중알코올농도도 그만큼 낮아진다는 것이다.

위장과 소장에서 흡수된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된다.

간은 통상적으로 1시간에 8g 또는 1유닛(40도 양주 스트레이트 한 잔 또는 포도주 작은 잔으로 한 잔) 속도로 알코올을 분해한다.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는 위벽에서도 소량 발견된다. 따라서 위장에 음식이 차 있으면 위가 음식을 분해하는 동안 알코올도 위장에 더 오래 머물게 되고, 결국 알코올이 더 많이 분해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빈속에 술을 자주 많이 마시면 간에 지방이 축적되고 뇌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정도가 훨씬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단백질, 비타민 등이 풍부한 안주와 함께 술을 적정량만 마시라고 권고했다.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