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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고위공무원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망언

교육부 고위공무원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망언

뉴스1

입력 2016-07-09 07:32:00 수정 2016-07-09 07:35:01


동아일보기사입니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확관/뉴스1 DB © News1

교육부 고위공무원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7일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경향신문 기자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나 기획관은 국민의 99%를 '민중'이라 칭하며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과 교육부 대변인, 홍보담당관이 동석했다.  

정책기획관은 국장급 고위공무원으로 주요 정책을 기획·조정하고 교육부 조직과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다. 행정고시 36회인 나 기획관은 이명박정부에서 교육부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고, 교육부 지방교육자치과장 등을 거쳐 지난 3월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다. 

교육부 고위공무원으로서 나 기획관이 한 부적절한 발언은 이뿐만이 아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나 기획관은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신분이 정해져 있었으면 좋겠다"며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 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는 인종 비하 발언까지 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5월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 도어를 고치다 사망한 김모군(19)군의 이야기도 나왔다. 99%의 예로 비정규직을 이야기하는 대화에서다.

"신분이 정해져 있었으면 좋겠다"는 나 기획관의 발언에 경향신문 기자는 "기획관은 구의역에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가 가슴 아프지도 않은가. 사회가 안 변하면 내 자식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다. 그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 봐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나 기획관은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라고 되물었다. 경향신문 기자가 "우리는 내 자식처럼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자 나 기획관은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이 정부가 겉으로라도 사회적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줄 알았다"고 지적하자 나 기획관은 "아이고… 출발선상이 다른데 그게 어떻게 같아지나. 현실이라는 게 있는데…"라며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경향신문 기자들은 나 기획관의 발언이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고위공무원으로서 부적절하다고 보고 수차례 해명 기회를 주었으나 그는 처음의 발언을 거두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명을 요구하자 나 기획관은 "개인적 생각을 편하게 얘기한 것"이라며 "상하 간의 격차는 어쩔 수 없고…. 상과 하 간의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어찌 보면 합리적인 사회가 아니냐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제의 발언은 사석에서 나온 개인 발언이다. 경향신문은 "사석에서 나온 개인 발언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고위 간부의 비뚤어진 인식, 문제 발언을 철회하거나 해명하지 않은 점을 들어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