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신재생에너지 연구자가 말하는 원자력 발전
그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원전을 포기하면 안 된다. 각고의 노력을 통해 발전시킨 원전은 유지라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만큼이나 한계를 얘기했다. 요지는 명쾌했다. 태양광은 아직까지 효율을 개선해야 하는 문제도 남아 있지만, 밤은 물론 비 오는 날에도 쓸 수 없다. 태양전지 기술이 발전해도 보조 에너지원을 넘어서기 어렵다. 원전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에너지 다양성 측면에서 여전히 중요하다는 게 그의 논리다.
원전 발전 중단으로 인한 당장의 부족분을 LNG로 돌리겠다는 부분도 그렇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르면 한국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7%나 줄여야 한다. 원전은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원전 대신 LNG 발전을 늘린다면 이산화탄소는 감축이 아니라 거꾸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환경을 생각해 원전을 줄이는데,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형국이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에 아무런 답을 못하고 있다.
그는 “전 국민이 에너지를 안 쓴다면 몰라도 원전도 줄이고 파리기후변화협약도 준수하려면 국가 경제성장도 떨어지고 국민의 삶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에서 목격했듯, 위험한 원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리자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구체적 전력 수급과 이산화탄소 감축에 대한 계획 없이 원전 공사를 중단하고 탈원전을 선언한다면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원전은 그대로 두고 신재생에너지 육성과 규제 해제에 정책의 초점을 두는 건 어떨까. 지금도 태양광 발전소를 지으려면 도로에서 수백m 떨어져야 하는 등 까다로운 규제가 하나둘이 아니다. 그는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나오기 전까지는 원전과 같이 갈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원전 제로 정책에 반대하는 이 신재생에너지 석학이 누구냐고? 밝힐 수 없다. 언제나 그랬다. 소통과 토론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출연연구소든 대학교수든, 언론을 통해 정부 정책에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면 이튿날 소관부처 사무관이 득달같이 전화를 해 “왜 그런 소리를 했냐”고 야단을 쳤다.
최준호 산업부 차장
[출처: 중앙일보] [노트북을 열며] 신재생에너지 연구자가 말하는 원자력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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