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원유운반선 명명식 참석
손자 정기선 전무 영접… 3대째 우정

리바노스 회장은 1971년 정 명예회장이 영국 조선소에서 빌린 유조선 설계도면과 울산 미포만 백사장 사진, 그리고 축척 5만분의 1 지도를 갖고 그를 찾았을 때, 정 명예회장의 패기를 믿고 유조선 2척을 발주했다.
리바노스 회장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아들 스타브로스 리바노스 씨(36)와 함께 현대중공업을 찾았다.
이날 정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그룹선박·해양영업부문 총괄부문장(34·전무)이 리바노스 부자를 영접했다. 명명식 후엔 리바노스 부자와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나가기로 해 대를 이은 우정을 확인했다.
리바노스 회장은 오찬에서 “40여 년 전 나를 찾아와 ‘반드시 좋은 배를 만들어내겠다’던 정 명예회장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한다. 그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나의 마음을 움직였고, 몇 년 뒤 최고의 선박으로 그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 조선업계의 위기에 대해 “이 고비를 넘기면 반드시 좋은 날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명명식에는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등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7월 말 인도되는 이 선박은 리바노스 회장의 고향과 딸의 이름을 따 각각 ‘키오스’와 ‘크리스티나’로 이름 붙였다. 선엔터프라이즈는 현재까지 현대중공업에 15척의 원유 운반선을 발주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