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주중(駐中) 한국대사는 4월 베이징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의 이행보고서가 성실한 이행 여부의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중국의 미(未)제출이 행정적, 기술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은 과거에도 그랬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중국에서 북이 붕괴할 정도의 제재엔 반대한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혔는데도 정부가 손놓고 있어도 되는지 답답하다.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은 16일 “중국이 인위적인 위안화 가치 하락을 통해 수출 주도 성장 구조로 회귀한다면 미중 간 새로운 긴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하며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북핵 도발 대응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양국이 이달 7일 끝난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위안화의 경쟁적 평가절하를 자제하는 데 동의했음에도 열흘도 안돼 미국이 ‘환율 조작’을 지적한 것이다. 전략경제대화에서 양국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 2270호의 전면적 이행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중국이 이행보고서 제출을 미루자 미국이 전방위 압력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미온적 태도로 대북제재의 동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설득해야 한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전략적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시급한 정상 외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