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학자 막스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보면 두 종류의 정치인이 등장한다. 정치를 부업(副業)으로 삼는 정치인과 주업(主業)으로 삼는 정치인이다. 전자는 대개 무보수이고 후자는 유급이다. 베버는 보수가 별 의미가 없던 부유한 명사(名士)들 중심의 정치에서 리더를 중심으로 정당 조직을 통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직업으로서의 정치’로의 변화를 우려와 기대가 함께 섞인 눈으로 바라봤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어제 국회 연설에서 세비를 절반으로 줄일 것을 제안했다. 국민은 10%나 20%는 몰라도 절반 축소는 현실성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박수를 보냈다. 사실 세비는 의원을 유지하는 데 드는 경비에 비하면 10분의 1도 안 될 것이다. ‘반값 국회’를 만들려면 친인척까지 데려다 쓰는 보좌진을 7명에서 서너 명으로 줄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의당으로서는 세비 절반을 내놓을지언정 정치에 매달려 먹고사는 직업 보좌관들을 줄이기는 더 어렵다. 노 원내대표가 그 일에 앞장선다면 더 큰 박수를 받을 것이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