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6일 오후 국회 사개특위 회의실 앞에서 홍철호 의원의 신호에 따라 뒤로 눕는 훈련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당 의원들은 8시 예정이었던 사개특위 회의 전 나란히 4줄로 앉아 홍철호 의원의 사인에 따라 팔짱을 끼고 가로로 누워보고, 세로로 누워보는 등 훈련을 했다. 또한 단합된 것을 보여주기 위해 “헌법 수호”, “원천 무효” 등 구호와 애국가도 불렀다. 만반의 준비를 끝낸 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예정시간인 오후 8시를 넘기자 “왜 빨리 안 오냐”며 불만들이 쏟아졌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사개특위 회의실 앞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바닥에 누워 진입을 막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임현동 기자
오후 8시 14분께 민주당 의원들이 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당 의원들은 큰 소리로 전에 연습했던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자한당 의원 여러분 지금 국회 방호과 직원의 발언 들어보겠습니다”라고 외쳤지만 한국당의 의원들의 “헌법 수호” 구호 소리에 전혀 들리지 않았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사개특위 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굳은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의원들은 27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다가와 말을 걸자 쳐다보지 않고 전희경 의원이 제안한 “다 잡아가라”만 열심히 외치기만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진입을 포기하고 물러나자 나 원내대표의 눈시울이 조금 붉어지기도 했다.
지난 25일 권은희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 후임이 된 임재훈 의원은 유승민, 오신환, 하태경, 이혜훈 의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제 양당의 대립과 충돌과 갈등을 보면서 오늘 원만한 회의가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왔다”며 “제가 여기서 직접 거명이 되고 논란이 되는 것에 심히 유감을 표명하면서 이석을 하겠다”고 말한 후 밖으로 나갔다. 이상민 위원장은 오신환 의원이 발언권을 주지 않는 것은 “불법이다, 불법을 저지르는 집단에서 무슨 법 개정을 하냐”며 발언권 요청을 했다. 오 의원은 발언권 신청을 여러 번 했지만, 무시 됐다. 이 위원장은 “오 의원에게 위원장 자격으로 발언권을 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