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엉터리 선박검사에 국격 운운하며 영장 기각한 ‘튀는 판사’
기사입력 2014-06-04 03:00:00 기사수정 2014-06-0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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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법 군산지원 이형주 부장판사가 해운조합 군산지부 운항관리자 윤모 씨 등 2명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해양 안전은 국가의 전반적인 격(格)이 올라가야 해결될 일”이라고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윤 씨 등은 서해의 격포와 위도 사이 항로를 오가는 선박들의 안전 점검을 담당하면서 각각 329차례와 180차례 허위 보고서를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항로에서는 1993년 서해훼리호가 침몰해 292명이 숨진 참사가 발생한 바 있다.
윤 씨 등은 배에 올라가 인원과 화물 적재량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선장에게 전화로 물어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출항 다음 날에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했다. 해운 감독기관의 부실 점검은 세월호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검찰의 세월호 수사를 통해 제주에서 6명, 인천에서 3명을 같은 혐의로 이미 구속했다. 군산 지역의 판사와 제주 인천 지역 판사의 잣대가 각기 다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작년 서울중앙지법에서도 온갖 부정으로 얼룩졌던 통합진보당 당내 경선과 관련해 ‘투표의 4대 원칙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는 희한한 논리의 무죄 판결이 있었다. 같은 법원 항소부에서는 ‘김일성 묘지 참배는 동방예의지국인 대한민국에서 의례적인 것’이라는 일부 무죄 판결도 나왔다. 판사가 법에 대한 자의적 해석과 기교적 법 논리로 국민 상식에 벗어난 결정을 내린 이른바 ‘튀는 판결’이었다. 판사의 판결 기준이 개인의 독단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 사회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인식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이번 기각 결정은 한국 사회의 법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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