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정연 강경파와 세월호 유족, 국민의 눈을 돌아보라
동아일보
입력 2014-08-22 03:00:00 수정 2014-08-22 03:00:25
여야 원내대표가 어렵게 재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안이 새정치민주연합 강경파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여당 추천 몫인 진상조사위원회 특별검사 추천위원 2명을 야당과 세월호 유가족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해 사실상 유가족의 뜻대로 정할 수 있게 양보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단식농성 중인 김영오 씨 앞에 무릎을 꿇고 설득하는 등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사회를 잇달아 접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들은 “전쟁 중에 적(敵)과 동침을 했다”며 “야당은 빠지라”고 거칠게 반발했다.장하나 의원은 어제 “무책임한 대통령… 진상 규명에도 나서지 않는 대통령. 당신은 국가의 원수가 맞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최고지도자를 뜻하는지, 원한의 대상(원수·怨讐)인지 헷갈리는 단어를 골랐지만 전후문맥을 보면 의도는 분명하다. 장 의원을 비롯한 운동권과 좌파 시민단체 출신, 친노가 주축인 강경파가 “왜 유가족들과 사전 협의하지 않았느냐”며 당 지도부를 흔들고 있다. 대선 후보를 지낸 문재인 의원이 김 씨의 단식에 동참한 것도 책임 있는 정당의 정치인답지 못하다. 대통령과 정부를 적으로 간주하고, 자신들이 세운 협상대표도 인정하지 않은 채 유가족들의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는 주장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
세월호 사고의 진상을 밝혀내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그러나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유가족 측의 주장은 위헌 소지가 있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유가족이야 무슨 얘기를 못하겠느냐고 하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 시민단체 아닌 정당은 실현 가능한 범위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유가족을 빌미 삼아 대(對)정부 투쟁 강도를 높이려는 새정치연합 안팎의 강경파가 유가족과 일반 국민의 간극을 벌려 놓고 있다. 끝을 모르는 그들의 요구에 피로감을 토로하는 국민이 많아지고 있다.
새정치연합 강경파에 눌려 입을 열지 못하는 의원들처럼 세월호 유가족들 사이에도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국민이 지지할 때 그만둬야 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반인 유가족대책위는 재합의안에 동의한다며 이달 중 처리를 당부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유가족들만 국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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