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방형남]노무현 ‘남북합의’의 후유증
방형남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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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남한은 심리전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남한의 경제력이 월등한 데다 북한의 거짓 선전에 속아 넘어갈 만큼 국민이 순진하지도 않았다. 북한은 남한의 심리전이 계속되면 독재정권의 실상이 주민에게 전파될까 봐 전전긍긍했다.
해상 충돌 방지 합의는 1953년 이후 유지되고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채 “철저히 통제한다” “부당한 물리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추상적 표현으로 채워졌다. 남북이 지켜야 할 기준선을 적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에 NLL 무시 카드를 넘겨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반면 심리전 중단은 매우 구체적이다. 확성기를 비롯해 제거 대상 선전수단과 제거 일정까지 상세하게 열거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북한은 때가 왔다는 듯 대남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10월 4일 실세 3인방의 인천 방문→7일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남북의 함포 교전)→10일 삐라 살포용 비닐풍선 겨냥한 고사총 도발→15일 남북 고위급 군사접촉→16일 남북 접촉 내용 공개로 이어진 북한의 대남공세는 치밀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북한은 NLL 남쪽에 멋대로 설정한 ‘서해 해상경비계선’ 침범 중단과 삐라 살포 중단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남북 합의를 기준으로 하면 북의 삐라 중단 명분은 강력하고, 남의 NLL 준수 요구는 허약하기 짝이 없다.
북한은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미녀 응원단’을 보내 남한 사회를 ‘매혹’시키려다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북한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남한 상황에 고무돼 “나를 지지하는 남한 응원단이 적지 않구나” 하며 미소를 지을 것만 같다. 그의 귀에는 북한의 공세가 초래한 남남갈등도 자신을 지지하는 응원의 목소리로 들릴 것이다.
이제라도 북한의 노림수에서 벗어나려면 삐라 살포와 서해 충돌 방지를 다시 한 묶음으로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대북정책을 주관하는 당국자들이 안팎으로 불리해지고 있는 상황을 감지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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