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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만 올리는 현대차 귀족노조로 글로벌경쟁 되겠나-동아일보 사설

[사설]임금만 올리는 현대차 귀족노조로 글로벌경쟁 되겠나

동아일보

입력 2015-12-26 00:00:00 수정 2015-12-26 00:00:00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 협상에서 기본급을 전년 대비 4.2%(월 8만5000원) 인상하기로 그제 잠정합의했다. 성과급 및 격려금 명목으로 직원 1인당 400%(기본급 및 수당 대비)+700만 원(주식 20주 포함)이 지급된다. 그러나 사측이 요구한 임금피크제 확대와 임금체계 중 성과제 강화는 노조 반대로 합의되지 못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선 기존 자동차 말고도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스마트카 헤게모니를 놓고 피 말리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 개발 등 기술력과 비용 삭감으로 2015 회계연도 상반기(4∼9월) 1조2581억 엔(약 11조790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었다. 그런데도 현대차 노조원 평균 연봉(9700만 원·성과급 및 격려금 포함)보다 적은 8351만 원을 받는다. 1인당 연간 자동차 생산대수는 도요타가 93대인 반면 현대차 국내 공장은 29대로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생산성은 낮으면서 임금은 턱없이 높은 고(高)비용, 저(低)생산성 구조로 세계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리 없다.  

현대차 ‘귀족 노조’가 지나치게 높은 임금 혜택을 누리면서 그 부담이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통해 협력업체에 고스란히 전가되는 것도 문제다. 하청업체 비정규직 직원 중에는 현대차 노조원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연봉은 2000만 원 안팎인 경우도 적지 않다. 민노총이 비정규직과의 차별을 줄이고 노동유연성을 높이는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것도 정규직 노조원들의 기득권 철밥통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속셈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올해 일본 기업의 임금인상률이 1999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았다지만 평균 1.9%, 대기업은 2.2% 정도에 불과하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주요 업종에서 한국 대기업의 임금은 이미 일본을 앞질렀다. 현대차를 비롯한 상당수 기업이 고임금과 강성 노조, 규제에 진저리를 내며 신설 공장을 대부분 해외에 짓고 있다. 대기업 노조의 고임금 파티에 국내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실을 언제까지 지켜봐야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