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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거부,성과연봉 반대로 자멸 재촉하는 귀족노조

[사설] 승진 거부, 성과연봉 반대로 자멸 재촉하는 귀족노조

세계에서 가장 배 부른 노조로 유명한 국내 금융·대기업 노조가 자멸을 재촉하고 나섰다. 금융노조는 95.7%의 찬성률로 파업안을 가결시켜 어제 1차 결의대회를 열고 9월 23일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성과에 따라 동일 직급에 최대 40% 연봉 격차를 두겠다는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가 이유다.

또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제시한 ‘승진 거부권’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어제 부분파업을 벌였다. 22일에도 부분파업을 벌여 경영진을 압박하기로 했다. 지난해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 역시 승진거부권을 요구하고 삼성중공업 등과 연대파업을 벌였다.

성과를 내면 연봉을 더 주고, 승진시켜 준다 해도 거부하는 해괴한 현상을 일반 국민의 눈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내 상위 기업 1%에 들어가는 금융·대기업 귀족노조에서는 엄연한 현실이다.



성과연봉제는 은행이 생존하기 위한 합리적 임금혁신안이다.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금융이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있어 금융산업은 조선·해운에 이은 긴급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선 보상체계 개편이 불가피하다.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공기관도 올 들어 일제히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이유다.

과장 승진을 거부하고 ‘만년 대리’로 남겠다는 현대차 노조의 요구는 코미디를 뺨친다. 과장부터는 연봉제를 적용받고 신경쓸 일이 많아지니 노조 울타리에서 평균 연봉 9600만원을 즐기겠다는 계산이다.

국내 노동시장은 극심한 이중구조여서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고, 청년 취업은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모두 귀족노조의 기득권 지키기 탓이 크다. 이런 불평등을 떠나 은행이나 조선·자동차 산업은 모두 공급 과잉 속에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어 변화 없이는 도태를 피할 수 없다.

그런데도 귀족노조는 태평하게 제몫 지키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기업이 망하면 직장도 없어진다는 건 평범한 진리다. 귀족노조는 이제 과유불급의 우를 범하지 말고 제자리로 돌아가길 촉구한다.


[출처: 중앙일보] [사설] 승진 거부, 성과연봉 반대로 자멸 재촉하는 귀족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