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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에 관한 내용

나이 들어 아픈건 제대로 못 먹어서?

나이 들어 아프건 제대로 못 먹어서?

한국인 평균수명은 82.1세로 OECD 국가의 평균을 넘었다.
하지만 늘어나는 수명에 비해 노년의 삶은 녹록지 않다. 노년층은 신체적·사회적·경제적으로 많은 상실을 경험하면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노년층의 건강상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영양이 있다. 하지만 노년층은 신체 기능 저하, 사회적 고립으로 인해 쉽게 영양 부족이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노년층 절반 이상이 여러 가지 영양소 섭취가 부족하고, 영양 관련 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또한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결과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인구중 소득 수준이 하위 15%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가구의 19.3%는 모든 가족이 원하는 만큼의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관 이용 노년층과 일부 농촌지역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영양평가에선 65세 이상 여성의 83%가 영양불량 위험군이다. 특히 노년층의 33%는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고, 70%는 칼슘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된다.

노년층 영양 불균형 심각, 약보다 영양을 먼저 챙기세요

/조선닷컴

영양 섭취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단백질 부족으로 인한 근육량 감소, 면역기능 저하가 나타날 뿐 아니라, 폐렴 등 각종 감염질환과 대사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특히 노인은 필수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지 않으면 독감·폐렴 같은 감염성 질환,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질병에 걸렸을 때 회복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사망률도 증가한다.

한국의 질병 부담(DALYs)에 대한 위험 요인 1위가 식이요인인 상황에서 노인의 영양 상태 개선은 건강한 고령사회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2013년 대한예방의학회지). ▶관련기사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1. 잃어버린 미각
노화로 인해 맛과 냄새에 대한 감각을 잃게 된다. 맛에 대한 감각이 없어지다 보니 더 짜고, 더 달게 먹게 되면서 식욕에 떨어지게 된다.

2. 약해진 치아
65세 이상 노년층의 절반은 거의 자신의 치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치아가 아닌 경우 씹는 능력이 75~85%로 떨어져 음식 먹는 즐거움이 줄어든다.

3. 떨어진 소화 능력
나이가 들면 위점막이 위축돼 음식 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 위염과 변비 때문에 음식량이 줄고, 다시 줄어든 음식량이 변비와 위염을 악화 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4. 어려운 식사 준비
독거노년층은 음식을 혼자 준비해서 식사해야 한다. 홀로 식사할 때는 균형 있는 식사를 하기 어렵다. 또한 거동이 불편해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 번거롭고 힘이 든다.

5. 낮은 경제 수준
2013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빈곤율은 48.1%로 약 절반이 빈곤층이다. 균형 있는 식사를 위해선 고기, 과일, 채소 등을 구매해야 하지만 노년층 빈곤이 해당 물품의 구매력을 낮춘다.

6. 노년층 90% 만성질환
보건사회연구원 2014년 노년층실태조사에 따르면, 노년층 만성질환 유병률은 90%이고, 복합질환자는 70%에 달했다. 이로 인해 노년층은 많은 의약품을 복용하게 된다. 실제로 65세 이상 평균 의약품 성분수는 6.72개, 매일 복용하는 의약품 수는 평균 4.02개나 된다.
>>65세 이상 절반이 영양 결핍

총칼로리와 단백질을 비롯해 무기질, 비타민 등 섭취량이 권장량을 충족하지 못하고, 칼슘과 비타민A, 리보플라빈 등도 평균 섭취량이 권장량의 60%밖에 되지 않는다. 식품군별로 보면 곡류와 채소류 섭취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육류, 과일류, 유제품의 섭취량이 매우 낮다. 실제로 동물성 식품인 육류, 난류, 어패류 경우 성인 섭취량이 189.3g인 반면 노년층은 88.3g에 그쳐 성인층의 47% 정도만 섭취했다. 유제품의 경우도 성인층 52.6g에 비해 노년층은 22.8g으로 절반을 못 미쳤다. 과일류도 성인 섭취량의 60%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단백질
나이 들수록 근육량이 감소하므로 단백질을 챙겨 먹어야 한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면역기능 저하, 상처 회복 지연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고기, 생선, 계란, 콩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하루 4~5회 섭취한다.

수분
나이가 많아지면서 체내수분함유량은 점차 감소하게 되고, 갈증 반응이 둔하게 되어, 필요한 수분섭취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분을 적게 마셔서 변비나 탈수현상이 생기기 쉬우므로 하루 8잔의 물을 섭취하여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왼)건강에 필수적인 각종 비타민과 항산화 영양소,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들 (오)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있는 단백질 음식인 고기.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비타민과 무기질
1. 칼슘
칼슘 흡수율은 60세가 넘으면 많이 감소하기 시작해 70~90세 사이의 노인들은 칼슘 흡수율이 젊은 성인의 1/3밖에 안 된다. 뼈에 있는 칼슘이 빠져나가면 골다공증에 걸리기 쉬우므로 우유, 요구르트, 치즈 등 유제품 등을 섭취해 칼슘과 비타민D 보충에 신경 써야 한다.

2. 비타민A
여러 암의 발병 위험을 감소시키고 정상적인 시각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면역체계의 주요 세포인 t림프구 활성화와 백혈구 성장·분화에 필수적이다. 비타민A 보충제 또는 간, 토마토, 해산물 섭취를 늘리면 좋다.

3. 비타민D
비타민D는 칼슘과 함께 골다공증 예방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특히 70세 이상의 노인은 달걀 노른자, 정어리, 고등어, 유제품 등을 섭취해 추가적인 비타민D와 칼슘의 보충이 필요하다.

4. 비타민B12
노인층에서 비타민B12 결핍은 10~30% 정도에서 나타나는데, 섭취 자체가 감소하는 것도 원인이 되지만, 위장에서 흡수 저하로 인해 결핍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경계통에 영향을 미치고, 엽산 결핍과 함께 노인 빈혈의 한 원인이 되므로 소간, 계란노른자, 생선 등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5. 아연 
외상이나 감염, 혹은 수술과 같은 스트레스에 있는 경우에 아연의 결핍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아연이 결핍되면 상처 치료, 면역 기능, 맛, 후각 등에 지장을 초래하므로 아연이 풍부한 굴이나 게 등의 해산물을 먹으면 좋다. 다만 과도하게 아연을 섭취하면 면역 기능이나 구리 대사를 방해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노인에게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

노년층 영양 불균형 심각...'단백질' 충분히 먹어야


대부분 탄수화물은 충분히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더 먹거나 흡수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노인에게 부족한 식이섬유와 비타민B1을 동시에 보충하려면 보리쌀, 현미, 귀리 등을 밥에 넣어 지으면 좋다. 다만 노인은 침 분비가 줄어 잡곡을 소화시키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밥에 물을 많이 넣어 질게 만들거나 잡곡은 한 번 삶은 뒤에 조리하면 좋다. 매 끼니마다 밥을 짓기 힘들다면 가끔 국수나 식빵으로 대체해도 괜찮다

채소의 경우, 질긴 식감 때문에 먹기 불편해 하는 노인이 많다. 이럴 때에는 채소를 잘게 다진 뒤 익혀 먹으면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영양팀 이정주 파트장은 "흔히 채소를 익히면 영양소가 파괴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당근·호박·파프리카·양배추 등은 잘게 다지고 익혀서 먹어도 상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식이섬유 조직이 작아져서 몸속에 들어와 노폐물 등을 흡착해 나가는 제 기능을 더 잘 할 수 있게 된다. 비타민C는 열에 파괴될 수 있으므로 제철 과일인 귤이나 딸기 등을 간식으로 먹어서 보충하는 게 좋다.

단백질은 노인의 근육·호르몬·항체 생성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다. '고기를 많이 먹으면 온갖 병에 잘 걸린다'고 오해 때문에 고기 대신 콩으로 단백질을 보충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기는 필수아미노산 8가지가 모두 들어 있으며, 식물성 단백질에는 절반 정도만 함유돼 있다. 고기는 먹은 양의 60~70%가 영양소로 몸에 흡수되는데, 콩은 30%만 흡수되고 나머지는 배출된다.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으려면 콩은 고기보다 두 배로 많이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고기는 붉은 살코기를 먹어야 하고, 수육·편육 처럼 오랫동안 조리해서 고기가 물러지면 소화시키기에 더 편하다.

노년기 삶의 질을 결정 짓는 뼈 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칼슘을 섭취해야 한다. 칼슘 흡수율이 높은 대표적인 식품이 우유인데, 나이가 들면 유당 분해 효소가 줄어 들어 우유를 조금만 먹어도 설사를 잘 한다. 이때는 발효 과정에서 유당이 적어지는 유제품(요거트 등)을 먹거나, 칼슘이 풍부한 식품(뱅어포·멸치 등)과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D가 든 식품(고추·표고버섯 등)을 함께 먹으면 좋다.

볶거나 튀긴 음식보다는 삶거나 찐 음식이 좋고, 단맛은 설탕 대신 양파·매실청 등으로 내면 된다. 견과류가 몸에 좋다고 생각해 많이 먹지만, 열량이 높아 조심해야 한다. 땅콩을 기준으로 하루에 10알 이하로 먹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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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적게 먹어야 좋다? 고기 섭취에 대한 오해와 진실

'99세까지 건강(팔팔)하게 살다가 이삼일 아프다가 죽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몇 년 전부터 유행했다. 사람이 병에 안 걸릴 수는 없는 일이고, 모든 병을 예방 할 수 없지만 미리 건강을 위해 영양이 부족하지 않게 잘 챙겨먹고 다음과 같은 사항을 지키면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누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조선DB

①현재 있는 만성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라.

②신체활동을 저해하는 불편감이나 통증이 있으면 빨리 치료하라.

③운동은 최고의 치료제. 가능한 1주일에 3회, 1회에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라.

④근력 운동은 필수. 가벼운 아령 운동을 하라.

⑤콜레스테롤 걱정은 잊고 살코기 중심으로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라.

⑥많이 먹지도 적게 먹지도 말고 골고루 잘 먹어라.

⑦친구도 사귀고 취미도 만들어 즐겁게 생활하라.

⑧적어도 1년에 한 번은 병원에 가라. 나를 잘 아는 '단골의사'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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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장수는 인류 최대의 관심사다. 특히 생활 수준의 향상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늘어나면서 머지 않아 우리는 '100세 시대'를 살아갈 것이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 속에서 노인 인구의 증가와 그에 따른 각종 노인성 질환자의 증가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기술과 정책은 이제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한 노년'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건강한 노년을 위해선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에서 제공하는 급식의 질 관리 같은 공공의 노력도 중요하다.

[뉴스Q]100세까지 '팔팔'하게 장수하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