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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일주일 지나 논란 커진 文대통령의 '베를린 동문서답'

일주일 지나 논란 커진 文대통령의 '베를린 동문서답'


      입력 : 2017.07.13 03:05 | 수정 : 2017.07.13 09:17   

韓·美 관계에 대한 질문 받자
시진핑과 정상회담 언급하며 "韓·中, 사드 말고는 이견 없다"
6일 상황, 동영상 통해 번지며 일부서 소통능력에 의문 제기
靑 "여러 질문 받다보니 실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각)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 문답에서 '한·미 관계'에 관한 질문을 받고 '한·중 관계'에 대해 답하는 동영상이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동문서답(東問西答)'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쾨르버재단 연설에서 남북 교류를 제안하는 '베를린 구상'을 밝히고, 이어 현지 전문가들에게 질문을 받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자에게 한·미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사회자는 "한·미 관계에 대한 질문이다"며 질문을 시작,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미국에 '노(No)'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던 말 등을 인용하며 "한국과 미국, 한·미 관계에 관해 대통령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라고 물었다. "(미국에) '아니다'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쉽지는 않다"는 등으로 질문을 하는 배경도 함께 말하는 등 1분 정도 분량의 질문이었다. 이를 현지 통역자가 우리말로 바꿔 다시 문 대통령에게 1분 정도에 걸쳐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각) 독일 구베를린 시청 베어 홀에서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을 마친 뒤 이 재단 노라 뮐러 국제관계 이사와 함께 대담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 시각) 독일 구베를린 시청 베어 홀에서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을 마친 뒤 이 재단 노라 뮐러 국제관계 이사와 함께 대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예. 저는 오늘 아침에 시진핑 주석과 개별 회담을 가졌다"며 "한·중 사이에 사드를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다" "그 외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는 등으로 한·중 관계에 대해서만 3분 이상 답을 했다. 이어 통역자가 독일어로 통역하는 사이 청중석에 있던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단상으로 올라가 문 대통령과 뭔가 귓속말을 나눴다. 이후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때 우리는 미국에 대해서 분명하게 우리 입장을 밝혔다"며 한·미 관계 답변을 이어갔다.

김 부총리는 이때 "질문 취지에 맞지 않는 답변"이라고 문 대통령에게 말을 해준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다.

당시 이런 상황은 국내 언론에 보도되지 못했다. 대통령과 동행했던 기자들은 질의응답이 있던 시각에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함부르크로 이동하려고 공항으로 가는 중이었다. 당시 연설회장 현장을 대표 취재했던 '풀(pool) 기자단' 취재에는 김 부총리가 대통령에게 '속삭이고 내려갔다'는 부분은 있었지만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대통령 행사 취재는 제한된 공간 때문에 취재 기자와 사진 기자 5~6명이 대표로 취재해 공유하는 '풀 취재' 방식이다.

문 대통령의 '동문서답' 상황은 이틀 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갔던 기자가 "김 부총리가 무슨 말을 한 거냐"고 물었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질문 취지를 다시 말씀드리러 올라갔다"고 답한 것이다. 청와대는 당시 이 브리핑을 하면서 '비보도'를 전제로 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동문서답 동영상' 등의 제목으로 당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졌고 일부 매체가 이를 보도했다. 일각에서 대통령의 소통 능력을 문제 삼는 등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가 12일 대응에 나
서며 공론화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여러 질문을 받다 보면 앞 질문을 까먹거나, 통역에 집중하다 보면 질문과 다른 취지로 답변할 수가 있다"며 "그건 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닌데도 마치 큰 문제처럼 주장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당시 한·중 정상회담 문제에 너무 집중했던 것 같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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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3/201707130037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