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사회

'박정희 비밀의 방'유품들 사치품?생필품?논란

[단독 속보]'박정희 비밀의 방' 유품들 사치품? 생필품? 논란

인쇄기사 보관함(스크랩)
 

구미 '박통 방' 5670건 유품 중 '생활용품' 분류 219건 분석하니
검소한 박 전 대통령 기존 이미지 놓고 사치했는지 논란 일어

나무로 둘러진 독일제 전축은 뤼브게 서독 대통령 기증품
삼성-산요 초창기 TV는 이병철 삼성 회장이 기증
이어폰과 청와대 문양 들어간 시티즌 손목시계 눈길

대통령 자격으로 외국서 받은 선물 많은데 자세한 기록은 부족
전직 대통령의 유품은 개인용품 보다는 공적기록품으로 남겨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청와대 시티즌 시계. [사진 독자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청와대 시티즌 시계. [사진 독자제공]

"외국 대사를 만날 때마다 (대통령은)선물을 교환한다. 그걸 보관했다는데..." (네티즌A)
"떨어진 러닝셔츠의 검소함으로 알려진 박 전 대통령의 유품에 클래식 전축이나 값나가는 물품들. 쓴 웃음이 난다." (네티즌B)  
 
지난 8일 중앙일보가 처음 공개한 경북 구미시청 선산출장소 3층에 보관 중인 '박정희 대통령 비밀의 방' 유품 5670점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다. 이들 유품을 놓고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사용한 것인지, 아니면 선물로 받은 것을 단순 보관만 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다. 받은 고가선물이냐, 세금으로 산 물건이냐는 논란도 있고 사치품이냐 생필품이냐는 시각도 엇갈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손목시계. [사진 독자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손목시계. [사진 독자제공]

본지가 '박정희대통령 유품 기록 보고서'를 통해 '박통 방'에 있는 생활용품으로 분류된 219개의 유품 출처를 분석했다. 가방·지갑·TV·오디오·커피잔 세트·낚싯대·운동기구·지팡이·지포 라이터 등이다.  
 
그랬더니 기증품·기념품이라고 표시된 유품이 219개 중 100개였다. 반은 개인적으로 구입하거나 구해 쓴 사용품, 반은 대통령 자격으로 단순 보관만한 일종의 선물로 추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개인 사용품으로 보이는 유품 가운데 전자제품은 비디오 카세트 플레이어·가죽 여행용 가방·빅터(VICTOR) 턴테이블 등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이어폰 [사진 독자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이어폰 [사진 독자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들. 전자제품.[사진 독자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들. 전자제품.[사진 독자제공]

나무로 둘러진 클래식한 모양의 독일제 전축은 뤼브게 당시 서독(독일) 대통령이 기증한 선물이다. 삼성-산요가 함께 만든 초창기 TV는 이병철 당시 삼성 회장이 기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산으로 추정되는 담배 파이프와 각종 무늬가 그려진 지포 라이터는 개인 사용품과 기념품이 섞여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소니 비디오 플레이어.[사진 독자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소니 비디오 플레이어.[사진 독자제공]

생활용품 219개 가운데 30개는 시계다. 이중 13개는 기증 받거나 기념품으로 받은 선물이다. 청와대 마크가 새겨진 '시티즌' 손목시계, 미국 캘리포니아의회 대표가 1970년 기증한 투명한 유리상자에 둘러진 탁상시계가 대표적이다. 박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브랜드 확인이 안되는 '오토매틱' 손목시계와 괘종시계도 선산출장소에 보관돼 있다.  
 
윌슨 골프공과 목검·줄넘기·크리켓 세트 등은 출처가 따로 없어 박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구입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엔 흔치 않은 가죽케이스에 둘러진 이어폰도 마찬가지다. 
 
이밖에 식기세트·크리스털 접시·수저세트 등은 당시 육군정보학교 장병과 강원도경찰국장, 태국공군 등에서 기증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다양한 모양의 지팡이를 11개를 가지고 있었다. 출처가 없어 박 전 대통령이 따로 수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골프공.[사진 독자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골프공.[사진 독자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들. 줄넘기와 목검 등.[사진 독자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들. 줄넘기와 목검 등.[사진 독자제공]

1983년부터 시행된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외국인이나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대통령 선물은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돼 관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1963~1979년)엔 공직자 윤리법이 없었다. 기념품 등이 선산출장소에 보관돼온 이유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담배 파이프. [사진 독자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 담배 파이프. [사진 독자제공]

오는 10월부터 구미시는 200억원을 들여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인근 부지 3만5289㎡에 전시실과 수장고·세미나실 등으로 이뤄진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을 짓는다. 이르면 2019년쯤 완공되면 이 자료관에 박정희 전 대통령 유품을 옮길 계획이다.  
 
구미시청 선산출장소 3층에 보관된 박 전 대통령 유품들은 기념품ㆍ미술품ㆍ공예품ㆍ생활용품ㆍ사무용품ㆍ가구류ㆍ기록물ㆍ기타류로 구분돼 보관 중이다. 유품을 지키기 위해 박물관 수장고처럼 항온항습기가 설치돼 있다. 사계절 온도 20-25도, 습도 55-60% 내외를 유지 중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들. 지팡이.[사진 독자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들. 지팡이.[사진 독자제공]



[출처: 중앙일보] [단독 속보]'박정희 비밀의 방' 유품들 사치품? 생필품?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