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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한.미.일 '항모'연합훈련,한국이 거부


한·미·일 '항모' 연합훈련, 한국이 거부

                

                   

 
미국의 핵항모 3척이 참가하는 연합훈련이 11~14일 동해 공해상에서 실시된다. 훈련에 참가하는 루스벨트함이 9일 동해로 향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미국의 핵항모 3척이 참가하는 연합훈련이 11~14일 동해 공해상에서 실시된다. 훈련에 참가하는 루스벨트함이 9일 동해로 향하고 있다. [사진 미 해군]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두 번째이자 넉 달 만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0일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3척이 투입되는 한·미·일 3국 해군의 연합 군사훈련이 한국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고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미, 3개국 훈련 제안했지만 무산
정부 소식통 “대중국 3불 조치 감안”
한·미, 미·일 각각 훈련하기로

트럼프 "인도·태평양" 다시 강조
문 대통령은 오늘 시진핑과 회담

일본 아사히신문도 이날 “미국이 핵항모 3척을 동원해 한·일과 미·일이 각각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일본은 3국이 함께 훈련을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한국 측과의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한·일에 동해 공해상에서 항모 3척과 함께하는 훈련을 제안했고, 일본은 동의를 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한·미·일 연합훈련 계획은 없다”고 말했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진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그러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를 풀고 한·중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과정에서 중국과 합의한 ‘한·미·일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등의 ‘3불(不) 원칙’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방 당국은 “한·미·일 연합훈련 제의를 자주 받는데 필요한 것 아니면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24~25일 한국 해군은 미·일 해군과 같이 북한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미사일 경보 훈련을 실시했었다. 북 미사일에 대한 정확한 추적과 분석을 위한 것이었다. 한·미·일은 지난해 10월에도 제주 동쪽 공해상에서 수색·구조 훈련과 해양차단작전 훈련을 함께했다. 해양차단은 민간 선박을 검문하는 작전으로 당시 가상 북한 선박을 대상으로 한 훈련이었다. 이와 관련해 당국자는 “이들 훈련과 이번에 항모를 동원한 훈련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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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훈련에 미 해군에선 로널드 레이건함(CVN 76),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 니미츠함(CVN 68) 등 항모 3척을 비롯해 이지스 순양·구축함 11척 등이 참가하고 한국 해군에선 이지스 구축함 2척을 포함한 7척의 전투함이 나선다. 한·미·일 훈련 무산으로 일본 함정들은 우리 작전구역(KTO)에 진입하기 전까지만 미 항모 전단과 동행하고 KTO 내에선 한·미 함정들이 훈련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이 지역(인도·태평양)의 미래와 국민들이 한 독재자의 폭력적인 정복과 핵 위협이란 왜곡된 환상에 인질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인도·태평양 기조를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하지만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번영을 위한 핵심축’이라는 지난 8일 한·미 공동 언론발표문 문안을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이철재 기자,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