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산업

'한국이 감히 명함 내미느냐"22조 영국 원전 수주 뒷얘기

“한국이 감히 명함 내미느냐” 22조 영국 원전 수주 뒷얘기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10월 13일 UAE원전건설사업 발주처인 UAE원자력공사(ENEC) 관계자를 만나고 있다. 오른쪽은 UAE 바라카 원전[사진 한국전력]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10월 13일 UAE원전건설사업 발주처인 UAE원자력공사(ENEC) 관계자를 만나고 있다. 오른쪽은 UAE 바라카 원전[사진 한국전력]

막판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총사업비 22조원 규모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인수전에서 우선협상권을 따낸 한국전력공사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8일 매일경제는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KT빌딩에서 열린 북방경제협력위원회 회의 뒤 인터뷰에서 “4년 전 처음 영국 원전 수주에 관심을 보일 때만 해도 현지에서 한국을 철저히 무시하는 분위기였다. 영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한국이 감히 여기 와서 명함을 내미느냐’는 식 모욕도 받았다. UAE 원전 건설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영국의 태도가 달라졌다. 급기야 지난해 영국 정부 관계자가 한국을 직접 방문해 원전 시설을 둘러본 후 감탄을 쏟아냈고 이들이 돌아간 직후부터 협상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영국 두 나라 정부는 지난달 27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둘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국 런던에서 한·영 원전협력각서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그레그 클라크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 백 장관,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사진제공=산업자업통산부]

한국과 영국 두 나라 정부는 지난달 27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둘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국 런던에서 한·영 원전협력각서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그레그 클라크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 백 장관,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사진제공=산업자업통산부]

 
 매일경제에 따르면 조 사장은 “중국이 단순히 자금력만 앞세운 게 아니라 우수한 엔지니어와 협상력을 갖췄다고 느꼈다. 다행히 이번에는 우리가 이겼지만 다음번 수주전에서 맞붙을 때는 좀 더 긴장하고 대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조 사장은 2년 반 동안 끊었던 담배를 영국 수주 과정 중인 지난해부터 다시 피우고 있다. 조 사장은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14일 원전 수주 논의를 하기 위해 영국 공항에 도착했는데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공항에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표를 끊었는데 기다리는 몇 시간 동안 아무 생각이 안 났다. 담배를 다시 피우는 것 외에는…. (어머니 기일인) 오는 14일까지만 피우고 다시 끊을 생각이다.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에 오기가 생겨 더 독하게 영국 원전 수주전에 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원전수정

영국원전수정

   
    그러면서 “수주전 막판에 중국과 세게 붙었다. 영국에 사진 세 장을 가지고 갔다. UAE 원전 4기를 건설하고 있는 사진, 원전의 메인 컨트롤센터가 완전히 디지털화돼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진, 내가 헬멧을 쓰고 작업복 입고 건설 현장을 지휘감독하는 사진이었다. ‘seeing is believing(직접 보면 믿게 된다)’이라고 이런 점들이 영국 측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한국이 감히 명함 내미느냐” 22조 영국 원전 수주 뒷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