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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기사 쓸 게 없구나" 조선일보에 불쾌감 드러낸 청와대


“기사 쓸 게 없구나” 조선일보에 불쾌감 드러낸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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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9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피감 기관의 돈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기사 쓸 게 없구나, 대변인 말꼬리를 물고 늘어진다는 생각”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일 조선일보가 김 원장의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실패한 로비’라며 감쌌다는 기사와 관련 “제가 한 얘기로 신문 1면 톱을 썼다”며 “이에 대해 어제 제가 ‘표현이 부적절했다’고 했는데도 (기사를 쓴 건) 말꼬리를 물고 늘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변인이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 좀 거칠게, 자유롭게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쓴 걸 물고 늘어지며 기사를 쓰는 건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지난달 30일 임명된 직후 국회 정무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예산으로 9박10일간 미국과 유럽 출장 등을 다녀와 “부적절한 외유성 출장”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김 대변인은 지난 7일 김 원장의 의혹과 관련해 ‘KIEP의 실패한 로비’라고 규정했다가 전날 “‘의전 차원’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보도가 있어 김 원장의 출장을 설사 로비 차원으로 했다 할지라도 실패한 게 아니냐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면서 “적절한 표현이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이날 KIEP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 구재회 소장 교체를 요구하며 예산지원을 중단키로 한 데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홍일표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감사원 소속 부인이 작년 3월 한미연구소로 국비 연수를 다녀왔고 이 과정에서 홍 행정관이 구 소장과 통화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이 신문은 토요일자에 썼던 걸 그대로 베끼기식으로 썼다”고 지적한 뒤 “정권 출범 전이고 선거가 있기도 전 일”이라며 “지난해 1월 행정고시 출신 부인이 국장 승진하면서 정당하게 국가비용으로 연수를 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마치 구 소장에게 부탁해 부인이 한미연구소에 간 것처럼 보도됐는데, 홍 행정관에 따르면 부인이 학기 재학 중에 구 소장이 주최한 일종의 파티에서 얘기 나누다가 영상통화를 한 번 했던 기억이 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씨를 잘 아는지 모르겠는데 홍씨가 대통령의 복심이라도 됐으면 정말 큰일났겠다 싶다”며 “기사 구성이나 내용을 보면 행정관에 불과한 홍씨가 조윤제 주미대사도 움직이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움직이고 KIEP 원장도 움직이고 다 움직인 꼴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한미연구소 페이스북과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연구소가 그간 뭘 했는지 나와 있는데, 이런 기초적인 것을 빠뜨리고 기사 쓰는 방식에 유감”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제가 조선일보에 유감 표명한 것은 관계자가 아니고 대변인 이름을 써달라”고도 요청했다. 통상 청와대 인사들과 기자들간 백브리핑은 익명(청와대 관계자) 보도하는 것이 암묵적 룰로 돼 있다. 
 
그는 이 같은 유감표명에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냐는 질문엔 “아니다. 상의드리지 않았다”며 “제가 대변인으로서 그 정도는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