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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3.1운동의 상징'유관순 열사,독립유공자 서훈이 3등급이라니...

       


‘3·1운동의 상징’ 유관순 열사, 독립유공자 서훈이 3등급이라니…

지명훈 기자 입력 2018-05-16 03:00수정 2018-05-1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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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등급 낮아 대통령 화환도 안와… 충남도-기념사업회 격상운동 나서

3·1운동 100주년을 1년 앞두고 유관순 열사의 서훈등급 격상을 위한 운동이 시작됐다. 사진은 올 3월 말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유 열사의 부고기사(오비추어리). 뉴욕타임스 웹사이트 캡처
3·1운동을 말할 때 많은 시민이 유관순 열사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전체 독립운동가로 대상을 넓혀도 유 열사는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러나 유 열사의 서훈등급을 알고 나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15일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와 충남도 등에 따르면 1962년 정부는 독립유공자 서훈등급(1∼5등급)을 정하며 유 열사에게 3등급인 ‘독립장’을 추서했다. 김구 이승만 안창호 등 30명이 1등급(대한민국장), 이동녕 신채호 이범석 등 93명이 2등급(대통령장)에 추서됐다. 3등급에는 유 열사를 포함해 823명이 포함됐다. 개인 서열을 구분하지 않지만 등급 결과만 놓고 보면 유 열사는 123번째를 넘어서는 것이다.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기념사업회와 충남도가 유 열사의 서훈등급 격상 운동을 시작한 이유다. 유 열사는 3·1운동으로 이화학당이 폐쇄되자 고향인 충남 천안으로 내려와 아우내장터 만세운동을 이끌었다. 1심 재판에서 5년형, 2심에서 3년형을 선고받고 옥중투쟁을 벌이다 모진 고문으로 18세에 순국했다.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이 대부분 1년 6개월에서 3년 형량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유 열사는 삶은 훨씬 기구했다. 

류정우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장은 “서훈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매년 9월 28일 열리는 유 열사 추모제에 대통령 화환조차 오지 않는다”며 “3등급뿐 아니라 1, 2등급 중에도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인물이 있는 걸 감안하면 유 열사의 등급 격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유 열사의 서훈등급을 높여 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백석대 김성철 유관순연구소장은 “독립운동의 상징인 유 열사의 서훈등급 격상을 위해 우리 대학과 연구소도 청원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19대 국회 때 유 열사 서훈등급 격상을 위한 상훈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다른 정치 현안 탓에 미뤄지다 결국 자동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이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충남도도 유 열사의 서훈등급 격상을 위한 지원 활동에 나섰다. 충남도는 본보, 이화여고와 함께 2001년부터 ‘유관순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 남궁영 충남도지사 권한대행은 “유 열사의 독립운동 위업이 상훈 측면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여론이 높고 정부도 여기에 공감하는 것으로 안다. 서훈이 격상되고 위업이 보다 널리 기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성=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