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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 골든타임을 지켜라]현대車, 2013년 세계최초 양산
핵심부품 국산화… 2세대 ‘넥쏘’ 돌풍, 방한 獨관계자 “몰래 넣어가고 싶어”
14일 경기 용인시 현대자동차그룹 마북 환경기술연구소 1층 전시실. 김세훈 연료전지개발실장(상무)이 파란색 부동액을 들어보였다. 평범해 보이지만 특별한 액체였다. 수소연료전지 스택(수소와 산소가 반응해 전기를 만드는 장치)에 들어가는 금속분리판이 부식되지 않도록 도와준다. 부식이 있으면 비싼 흑연분리판을 써야 해 가뜩이나 비싼 수소연료전지차(FCEV)의 생산단가를 올린다.
연구소 1층 전시실에는 ‘특별한 부동액’을 포함해 FCEV에 들어가는 각종 핵심 부품이 전시돼 있었다. 2003년부터 현대차에서 수소차 개발을 이끈 김 실장은 “수소차 핵심 부품 160여 개를 거의 다 한국 회사가 만든다. 한국 부품사와 함께 한국의 수소차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자동차업계 관계자가 이곳에서 부품을 둘러보다 ‘몰래 주머니 속에 넣어가고 싶다’고도 했다 한다.
한국 친환경차 기술력은 위기의 한국 자동차 산업에 희망으로 꼽힌다. 특히 수소차는 한국이 세계 최초의 양산국이다. 현대차가 2013년 내놓은 투싼 iX35가 일본 도요타의 첫 수소차 미라이보다 1년을 앞섰다. 올해는 2세대 수소차 ‘넥쏘’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중국이 수소차는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는 기술 장벽이 높은 데다 부품 생태계까지 함께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한국을 앞서 있었다. 전세가 뒤바뀐 것은 2009년. 당시 미국 에너지부가 ‘수소차 양산은 기적 같은 일’이라며 연구 지원을 끊자 각국 정부도 미국을 따라갔다. 정부가 손을 떼자 대학에서 연구과제가 사라졌다. 그래도 계속 수소차를 연구한 곳은 현대차, 도요타, 혼다 정도였다. 현대차는 1998년부터 20여 년을 수소차에 투자했다. 모험에 가까운 연구개발(R&D)이 기술 격차를 만든 셈이다.
용인=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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