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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하노이 회담 막전 막후 "최선희,트럼프 떠나려 하자 김정은 메시지 들고 뛰어왔다"



하노이 회담 막전막후 “최선희, 트럼프 떠나려 하자 김정은 메시지 들고 뛰어왔다”

입력 2019.03.07 11:14 | 수정 2019.03.07 15:57

지난달 28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던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북한 비핵화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날 때쯤 북측 관료가 미국 대표단 쪽으로 달려갔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었다. 그는 미측에 서둘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과 아무런 합의를 보지 않고 회담장을 떠나려고 하자, 다급해진 최 부상이 김정은의 메시지를 급히 들고 온 것이다.

당시 미·북은 영변 핵시설 해체의 정의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실랑이를 벌였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해체의 대가로 미국의 상응 조치, 즉 대북 제재 완화를 강하게 요구했다. 최선희가 들고온 김정은의 메시지엔 북한이 미국이 정한 영변 핵시설의 광범위한 정의에 동의하는지가 명확치 않았다. 미국 대표단은 최선희에게 이를 분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미·북 정상 ‘하노이 작별’ 장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엄지를 치켜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최선희는 김정은의 답을 받으러 되돌아갔고 다시 돌아온 최선희는 미 대표단에게 "영변에 있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는 김정은의 답변을 전달했다. 그러나 미 대표단은 최선희가 들고온 김정은의 이런 입장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그것(영변)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야 했다. 우리가 찾아낸 것 중에 여러분이 아직 이야기하지 않은 것들, 쓰지 않은 다른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영변) 이상을 받아내야 했다"는 말을 남기고 몇 시간 후 베트남을 떠났다.

CNN이 6일(현지 시각) 트럼프 행정부 소식통 등을 인용해 보도한 하노이 회담의 막전막후다. CNN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은 시작부터 허우적거렸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을 깨고 걸어나가려 하자 북한은 미국을 협상 테이블에 붙들어놓기 위해 막판에야 분주히 움직였다"고 전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019년 3월 1일 2차 미·북 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정상회담 시작 직전까지만 해도 느긋한 모습을 부렸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하노이에 도착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회담 시작 하루 전인 26일 카운터파트(상대)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한 번 더 만나려고 했다. 몇 주간 이어진 실무 협상에서 미국이 기대했던 만큼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두 정상의 직접 담판 전 북한의 협상 의지를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김영철은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주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영철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몇 시간을 기다렸지만 끝내 김영철을 만나지 못했다. "폼페이오는 좌절한 채 돌아갔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김정은(오른쪽 두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확대 정상회담을 하던 중 밝게 웃고 있다. 맨 오른쪽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AP 연합뉴스
CNN은 북한이 처음엔 모욕을 줬다가 나중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인 것을 두고 "북한의 변덕스러운 협상 스타일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외교 접근법"이라고 평했다.

현재 미국은 다음 달 안으로 북한과 실무 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지만 북한이 추후 회담 일정과 장소를 확
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한다. CNN은 "실무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도 않고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까지 공개되면서 앞으로의 상황이 불확실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를 자문하는 고위 참모 중 일부는 김정은이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비핵화를 할 의지가 없다는 회의적 입장을 계속 갖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07/20190307012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