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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서훈 국정원장 지난달 訪美때 폼페이오 면담 불발

       


[단독]서훈 국정원장 지난달 訪美때 폼페이오 면담 불발

한기재 기자 , 이지훈 기자 입력 2019-04-11 03:00수정 2019-04-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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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측 난색 표시해 무산… 일각 “美, 한국 대북정보에 회의적”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달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던 서훈 국가정보원장(사진)이 북-미 협상을 실무 총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회동을 추진했지만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하노이 결렬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기류로 한국이 제공한 대북 정보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면서 한미 간 정보 공조에 이상 기류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한미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서 원장은 지난달 중순 트럼프 행정부와 정보당국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이 비공식 채널을 통해 회동을 추진했지만 폼페이오 장관 측이 일정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불발됐다는 것. 이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각각 지난달 29, 31일 미국을 연쇄 방문해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을 갖는 등 외교안보 라인이 대미(對美) 접촉을 위해 총출동했다.

서 원장과 트럼프 행정부 초대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폼페이오 장관은 ‘스파이라인’으로 불린 정보 채널을 형성하며 1,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남북미 3각 채널의 핵심이었다. 그만큼 필요하면 서로 만날 수 있는 사이. 서 원장은 올 1월에도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기 직전 미국을 찾아 사전 조율 작업을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지난해만 해도 서 원장이 사전 약속을 하지 않고 워싱턴에 가도 폼페이오를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전하는 대북 정보를 100% 믿기는 어렵다는 기류가 워싱턴에 형성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하노이 회담에서 북-미 사이의 간극을 확인한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서 원장 등을 통해 전달받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메시지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는 것. 서 원장은 지난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대북특사로 두 차례 방북해 김 위원장을 면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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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재 record@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