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감동시킨 소년병이 내 남편… 영화로 만나게 될줄이야"
[영화 '인천상륙작전' 실존 인물 故 신동수씨… 그의 아내가 말하는 6·25전쟁]
- 본지 보도로 알려진 영웅
소년병의 '한강 사수 각오' 듣고 맥아더, 인천상륙작전 결심
- 소년병은 그 후…
당시 스무 살에 자원입대… 총 맞아 왼쪽 무릎 아래 절단
"궂은 날이면 끙끙 앓고 식은땀"
"병사! 다른 부대는 다 후퇴했는데, 자네는 언제까지 여기를 지키고 있을 건가?" "상관의 명령 없인 절대 후퇴하지 않는 게 군인입니다. 철수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 죽어도 여기서 죽고, 살아도 여기서 살 겁니다."
1950년 6월 29일 북한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던 서울 영등포의 진지(陣地)에서 당시 스무 살이던 한 병사와 맥아더 장군이 나눈 대화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초반부 맥아더(리엄 니슨) 사령관과 한 소년병의 대화를 재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전쟁 발발 사흘 만에 인민군이 한강 이북 지역을 순식간에 점령해버리자, 도쿄에 있던 맥아더는 최후의 한강 방어선이던 이곳을 시찰한다. 소년병의 패기에 감동받은 맥아더는 통역을 맡았던 김종갑 대령을 통해 "소년에게 씩씩하고 훌륭한 군인이라 전해달라. 일본으로 돌아가는 즉시 지원군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한다. 한국전쟁의 변곡점이 된 맥아더의 참전기는 육군 참모총장을 역임한 정일권 회고록 등을 통해 전해졌다.
영화 속 소년병은 실존(實存) 인물이다. 지난 2013년 작고한 고(故) 신동수씨. 영화에선 소년병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스무 살에 자원입대한 청년이었다. 전쟁이 터지자마자 전쟁터로 달려가 배치된 직후였다. 신씨는 맥아더와 만난 사흘 뒤 후퇴 명령을 받고 퇴각하다가 왼쪽 다리에 총탄을 맞는다.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해 상처가 곪고 구더기가 끓을 지경까지 되어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했다.
아내 두월순(82)씨는 몸이 성하지 못한 남편을 평생 수발하며 살았다. 2일 오후 두씨는 서울 불광동의 한 극장을 찾아가 '인천상륙작전'을 관람했다. 맥아더 장군이 소년병의 각오를 듣고 상륙작전을 결심하는 장면에서 두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새파란 청년 모습의 배우가 연기하고 있었지만, 살아생전 남편이 골백번도 더 이야기했던 바로 그 장면이었다. 손에는 사별 전에 남편이 선물했다는 하트 모양의 플라스틱 팔찌를 꼭 쥐고 있었다.
영화 속 소년은 처음엔 자신에게 말을 건 외국인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했다. 두씨는 "(남편도) 그 사람이 맥아더인지 아는 데 한참 걸렸다더라"고 했다. "자동차에서 외국 사람이 내리는데, 처음엔 적군(敵軍)인 줄 알고 쏘려고 했대요. 마크를 보니까 소련군이 아닌 것 같아 기다렸는데, 사령관이었다고 하지 뭐예요. '왜 후퇴하지 않느냐'는 말에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후퇴 안 한다' 했더니 무언가를 주고 떠나더래요. 한참 후에 그 사람이 맥아더였고, 자기가 나라 구한 거나 다름없다는 농도 자주 쳤죠." 건네받았다는 '무언가'는 연막탄 2개와 대공 표지판이었다.
1950년 6월 29일 북한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던 서울 영등포의 진지(陣地)에서 당시 스무 살이던 한 병사와 맥아더 장군이 나눈 대화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초반부 맥아더(리엄 니슨) 사령관과 한 소년병의 대화를 재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전쟁 발발 사흘 만에 인민군이 한강 이북 지역을 순식간에 점령해버리자, 도쿄에 있던 맥아더는 최후의 한강 방어선이던 이곳을 시찰한다. 소년병의 패기에 감동받은 맥아더는 통역을 맡았던 김종갑 대령을 통해 "소년에게 씩씩하고 훌륭한 군인이라 전해달라. 일본으로 돌아가는 즉시 지원군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한다. 한국전쟁의 변곡점이 된 맥아더의 참전기는 육군 참모총장을 역임한 정일권 회고록 등을 통해 전해졌다.
영화 속 소년병은 실존(實存) 인물이다. 지난 2013년 작고한 고(故) 신동수씨. 영화에선 소년병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스무 살에 자원입대한 청년이었다. 전쟁이 터지자마자 전쟁터로 달려가 배치된 직후였다. 신씨는 맥아더와 만난 사흘 뒤 후퇴 명령을 받고 퇴각하다가 왼쪽 다리에 총탄을 맞는다.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해 상처가 곪고 구더기가 끓을 지경까지 되어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했다.
아내 두월순(82)씨는 몸이 성하지 못한 남편을 평생 수발하며 살았다. 2일 오후 두씨는 서울 불광동의 한 극장을 찾아가 '인천상륙작전'을 관람했다. 맥아더 장군이 소년병의 각오를 듣고 상륙작전을 결심하는 장면에서 두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새파란 청년 모습의 배우가 연기하고 있었지만, 살아생전 남편이 골백번도 더 이야기했던 바로 그 장면이었다. 손에는 사별 전에 남편이 선물했다는 하트 모양의 플라스틱 팔찌를 꼭 쥐고 있었다.
영화 속 소년은 처음엔 자신에게 말을 건 외국인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했다. 두씨는 "(남편도) 그 사람이 맥아더인지 아는 데 한참 걸렸다더라"고 했다. "자동차에서 외국 사람이 내리는데, 처음엔 적군(敵軍)인 줄 알고 쏘려고 했대요. 마크를 보니까 소련군이 아닌 것 같아 기다렸는데, 사령관이었다고 하지 뭐예요. '왜 후퇴하지 않느냐'는 말에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후퇴 안 한다' 했더니 무언가를 주고 떠나더래요. 한참 후에 그 사람이 맥아더였고, 자기가 나라 구한 거나 다름없다는 농도 자주 쳤죠." 건네받았다는 '무언가'는 연막탄 2개와 대공 표지판이었다.
전쟁이 끝난 뒤 신씨는 국가보훈처에 일자리를 얻어 서울 중계동에 살았다. 전장에서 입은 상처는 항상 그를 괴롭혔다. 두씨는 "날씨가 흐려지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생으로 잘라낸 다리가 아픈지 자면서 혼자 끙끙거리며 식은땀을 흘렸다"고 했다.
"남편은 6월 25일만 다가오면 슬픔에 잠겼어요. 눈앞에서 죽어간 동료들, 제 손으로 직접 묻어준 동료들 생각에 잠도 오지 않는다고 했어요." 하지만 남편으로부터 젊은 나이에 나라를 지키다 다리를 잃은 것에 대해 원망하는 말은 한 번도 들은 적 없었다.
두씨는 영화를 보는 사이사이 검정 천 가방에서 색 바랜 손수건을 꺼내 눈시울을 닦았다. 2시간여의 상영이 끝나고 극장 안에 불이 켜지자 두씨는 "흙투성이 난닝구 사내아이가 우리 그이 맞죠"라고 말했다. '인천상륙작전'은 바로 신씨처럼 평생을 무명(無名)으로 살다간 '영웅'들에게 바치는 헌사(獻辭)다. 제작자 정태원씨는 "알려지지 않았던 이 소년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재한 감독과 이만희 작가에게 소년병 이야기를 반영시켜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을 생각에 잠긴 듯 앉아 있던 두씨는 맨 마지막으로 극장을 빠져나왔다. "우리 남편이 살아서 같이 봤으면 참 좋았을 텐데…. 그런데 기자 양반, 혹시 이 영화 비디오로 하나 살 수 없을까? 남편 얼굴이 가뭇가뭇할 때마다 보고 싶어서 말이야." 세상 떠난 남편과 극장에서 조우한 그녀는 남편의 출연 분량(?)이 짧은 게 못내 아쉬운 듯했다.
"남편은 6월 25일만 다가오면 슬픔에 잠겼어요. 눈앞에서 죽어간 동료들, 제 손으로 직접 묻어준 동료들 생각에 잠도 오지 않는다고 했어요." 하지만 남편으로부터 젊은 나이에 나라를 지키다 다리를 잃은 것에 대해 원망하는 말은 한 번도 들은 적 없었다.
두씨는 영화를 보는 사이사이 검정 천 가방에서 색 바랜 손수건을 꺼내 눈시울을 닦았다. 2시간여의 상영이 끝나고 극장 안에 불이 켜지자 두씨는 "흙투성이 난닝구 사내아이가 우리 그이 맞죠"라고 말했다. '인천상륙작전'은 바로 신씨처럼 평생을 무명(無名)으로 살다간 '영웅'들에게 바치는 헌사(獻辭)다. 제작자 정태원씨는 "알려지지 않았던 이 소년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재한 감독과 이만희 작가에게 소년병 이야기를 반영시켜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을 생각에 잠긴 듯 앉아 있던 두씨는 맨 마지막으로 극장을 빠져나왔다. "우리 남편이 살아서 같이 봤으면 참 좋았을 텐데…. 그런데 기자 양반, 혹시 이 영화 비디오로 하나 살 수 없을까? 남편 얼굴이 가뭇가뭇할 때마다 보고 싶어서 말이야." 세상 떠난 남편과 극장에서 조우한 그녀는 남편의 출연 분량(?)이 짧은 게 못내 아쉬운 듯했다.
- [인물 정보]
-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은 누구?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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