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과 창조성을 바탕으로 반도체 산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1983년 2월 8일 경영 구상을 위해 일본 도쿄에 머물던 이병철 당시 삼성전자 회장은 이런 말로 ‘메모리 직접 개발’을 천명했다. 이른바 ‘동경 선언’이다. 전자업계에서는 한국 반도체가 세계 정상에 오르게 된 출발점을 이날로 꼽는다. 앞서 74년 이건희 당시 동양방송 이사가 ‘미래 먹거리’라며 한국반도체를 인수했지만 이후 9년간 외주 부품을 생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빅2’인 미국·일본이 설계 기술을 철저히 보안에 부쳤고 기술합작 요청은 거부했다. 이 회장이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을 선언한 뒤 인력과 자본이 집중 투입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34년 전 이렇게 시작된 반도체 산업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에 엄청난 규모의 이익을 안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 9조2000억원을 올렸다는 실적 잠정치를 6일 공개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9조원대로 올라선 것은 2013년 3분기 역대 최고치 10조1600억원을 기록한 이후 13분기 만이다. 증권사 전망 평균치보다 1조원 이상 많은 이익을 남겼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력 상품인 대화면폰을 팔지 못하고 올린 실적이라 더 놀랍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의 이유로 반도체를 꼽는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반도체로만 4조5000억~5조원의 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한다. 잠정 실적 발표 땐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에서 스마트폰·PC등에 쓰이는 메모리(D램·낸드) 반도체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며 “30여 년간 쌓아온 기술 개발의 성과가 반도체 활황기를 맞아 실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가 최근 활황기를 맞은 건 중국의 스마트폰·PC업체들이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한 데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오면서 수요가 급증한 게 원인이다. 글로벌 공급 부족을 겪으면서 D램 가격은 지난해 5월에 비해 연말에 두 배 가까이 올랐고 낸드도 같은 기간 35%가량 올랐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oT 개발 수요가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어서 반도체 호황은 이제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등 IM(IT·모바일) 부문은 갤럭시S7의 모델 다양화 전략이 갤노트7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2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와 생활가전도 각각 1조원 안팎을 보탰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3만2000원(1.8%) 오른 181만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는 주당 200만원 진입은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이 45조원에 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메모리 내에서도 D램은 안정기에 들어간 반면 낸드플래시는 사정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메모리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인텔, 일본 도시바, 중국 칭화유니그룹 등이 일제히 낸드플래시 양산에 대규모 투자로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어 삼성전자가 낙관만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태희·이새누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V자 반등 ‘어닝 서프라이즈’
작년 4분기 영업이익 9조2000억
모바일 D램 세계 시장점유율 65%
IoT 바람 타고 꾸준히 확대될 전망
갤노트7 빈자리 갤S7이 메우고
디스플레이·생활가전도 각각 1조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3만2000원(1.8%) 오른 181만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는 주당 200만원 진입은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이 45조원에 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메모리 내에서도 D램은 안정기에 들어간 반면 낸드플래시는 사정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메모리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인텔, 일본 도시바, 중국 칭화유니그룹 등이 일제히 낸드플래시 양산에 대규모 투자로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어 삼성전자가 낙관만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태희·이새누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삼성전자 반도체로만 5조 이익…‘IoT 호황’ 이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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