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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김정은이 쓴 'Dotard 피켓' 들고 미 해군 창설 기념식 덮친 반미단체


김정은이 쓴 'Dotard 피켓' 들고 미 해군 창설 기념식 덮친 반미단체

                               

 
부산민중연대 소속 회원 5명은 18일 오전 7시 30분부터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반미 시위를 벌였다. [사진 부산 남부경찰서]

부산민중연대 소속 회원 5명은 18일 오전 7시 30분부터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반미 시위를 벌였다. [사진 부산 남부경찰서]

'DOTARD Trump, STOP LUNACY'(노망난 늙은이 트럼프, 바보짓 그만)
 

부산민중연대 회원 지난 12일부터 7일째 주한미해군작전사령부 앞서 반미 집회
오는 21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반미 집회 예고…미군철수 주장
전문가들 “한반도 전쟁위기 상황에서 국론 분열로 비춰질 수 있어” 우려
"전쟁위기 우려 고조된 상황서 동맹군 사기 떨어지면 누구에게 유리할지"

'DOTARD'라는 영어단어가 적힌 플래카드가 또 등장했다. DOTARD의 사전적인 뜻은 노망난 늙은이이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비판하며 한국어로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썼다.  
 
부산민중연대 소속 회원 5명은 18일 오전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정문 앞에서 플래카드를 열고 반미 집회를 벌였다. 집회는 지난 12일부터 일주일째 이어져 오고 있다.
 
전위봉 부산민중연대 사무처장은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이후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지난 13일에는 부산으로 미 핵잠수함이 입항했다"며 "부산에 미국의 군사무기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며, 군사무기 폐쇄와 미군 철수가 이뤄질 때까지 당분간 반미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민중연대 등 20여개 지역 시민단체는 오는 21일 오후 6시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시민단체 소속 회원 1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 사무처장은 "오는 23일 부산에 레이건 함이 입항할 예정이고, 항공모함이 들어온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북의 핵과 미사일 문제와 한반도 위기는 미국이 벌여 온 대북 적대 정책이 초래한 만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주한미해군 창설기념파티가 열리자 부산민중연대 회원들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사진 민플러스 캡쳐]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주한미해군 창설기념파티가 열리자 부산민중연대 회원들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사진 민플러스 캡쳐]

 
앞서 부산민중연대 소속 회원들은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국 해군 창설 242주년 기념행사에서도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날 행사장에는 마크 내퍼 주한 미 대사대리, 빈센트 브룩스 주한 미군 사령관을 비롯해 미 해군사령부 소속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서병수 부산시장, 정진섭 해군 작전사령관이 참석했고 부산지역 주요 기관장 등 250여 명이 초대됐다.  
 
반미단체 소속 회원 70여 명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시위를 벌였고 오후 6시 행사가 시작되자 “미치광이 트럼프의 졸개들아 남의 땅에서 전쟁을 벌여놓고 너희는 술판을 벌이느냐. Yankee! GO HOME”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경찰은 민중연대 회원과 주한 미 해군이 충돌하는 것을 막고 주한 미 해군이 파티장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과정에서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반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8시까지 시위를 벌인 뒤 해산했다.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주한미해군 창설기념파티가 열리자 부산민중연대 회원들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사진 민플러스 캡쳐]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주한미해군 창설기념파티가 열리자 부산민중연대 회원들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사진 민플러스 캡쳐]

 
일각에서는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실험 도발로 조성된 한반도 전쟁 우려 상황에서 주한 미군 창설 파티를 문제삼아 반미 단체가 과격 시위를 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 참석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한미동맹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고, 중요한 기념행사에 시민단체가 난데없이 시위를 벌인 것은 부적절한 처사다"며 "이들이 외친 구호도 북한이 상투적으로 쓰는 문구를 그대로 사용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국론과 배치되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두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외교, 안보에 있어서는 국론 통일이 중요한데 일부 단체의 반미 시위로 인해 국론이 분열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며 "반미 단체는 이런 시위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봐야할 때다"고 지적했다.
미국 전략자산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함(SSGN-727·1만8000t 급)이 지난 13일 부산항으로 들어왔다. 미시간함은 길이 170m, 폭 12.8m로 최대 사거리 1600㎞의 토마호크 미사일 150여 발 등을 탑재했다. 미시간함의 부산항 입항은 4월 이후 올해 두 번째다. [중앙포토]

미국 전략자산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함(SSGN-727·1만8000t 급)이 지난 13일 부산항으로 들어왔다. 미시간함은 길이 170m, 폭 12.8m로 최대 사거리 1600㎞의 토마호크 미사일 150여 발 등을 탑재했다. 미시간함의 부산항 입항은 4월 이후 올해 두 번째다. [중앙포토]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