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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낙동강 녹저 먹는 거대 소금쟁이 떴다...한 척에 5억


한 척에 5억…낙동강 녹조 먹는 거대 소금쟁이 떴다

                                  

 
강과 호수에서 여름철이면 골칫거리로 등장하는 녹조. 이 녹조를 먹어치우는 소금쟁이가 등장했다.
이 '조류를 먹는 소금쟁이'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석구 박사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상엽 박사 등이 개발한 '부유 이동형 녹조 저감 시스템', 즉 조류(녹조) 제거 장치를 장착한 선박의 별명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석구 박사팀 개발

 '조류를 먹는 소금쟁이'.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개발한 '부유 이동형 녹조 저감 시스템', 즉 조류(녹조) 제거 장치를 장착한 선박이다. [사진 김석구 박사]

'조류를 먹는 소금쟁이'.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개발한 '부유 이동형 녹조 저감 시스템', 즉 조류(녹조) 제거 장치를 장착한 선박이다. [사진 김석구 박사]


조류 응집·제거 장치 장착한 작은 선박
한척에 5억원…특허 등록에 기술이전까지

물 위에 떠 있는 배 모양이 공중에서 보면 마치 물 위를 걷는 소금쟁이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김 박사팀은 16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주최로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17년 범부처 녹조연구 성과보고회'에서 그동안의 연구개발 내용을 발표했다.

길이 5m, 폭 3m의 이 소금쟁이 선박에 장착된 기술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천연응집제 분사 시스템이다.
바닷물 속의 염분을 농축한 천연응집제를 녹조가 발생한 강이나 호수에 뿌리면 녹조 생물이 엉키게 된다. 마치 두부를 만들 때 콩물에 간수를 뿌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두 번째는 전기분해 장치와 미세 기포 발생기다.
녹조 생물이 엉기면 일단 물속으로 가라앉게 되는데, 이 녹조 덩어리를 걷어내려면 작은 공기 방울을 발생시켜 물 위로 띄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금쟁이에는 기포를 발생시키기 위해 물 전기분해 장치가 장착돼 있다. 물을 전기분해하면 산소와 수소가 생긴다.
세 번째는 수거 시스템이다.
물 위에 떠오른 녹조 덩어리를 걷어 들이는 장치인데, 소금쟁이의 입처럼 생겼다.
강에서는 상류 쪽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으면 녹조 덩어리가 소금쟁이 안으로 흘러들어오고, 배 아래에서 회전장치로 이를 걷어 들여 저장 탱크로 보낸다.
저장 탱크에 수거된 녹조 덩어리는 과수원 등에 비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석구 박사팀이 '조류 먹는 소금쟁이' 선박으로 조류 제거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김석구 박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석구 박사팀이 '조류 먹는 소금쟁이' 선박으로 조류 제거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김석구 박사]

소금쟁이 옆과 뒷부분에는 오일펜스처럼 물 밑에 녹조 덩어리를 가둬두는 차단막이 설치돼 있다. 
이 기술은 지난 2015년 7~9월 낙동강 중류 경남 함안의 칠서정수장 앞에서 실제 실험을 진행했고, 조류 제거 성능을 확인했다.
이 기술은 특허 등록을 마쳤고, 관련 기업에 기술 이전도 진행했다. 
김 박사는 "이 소금쟁이 한 척에 5억원가량 하는데, 낙동강 칠서정수장 앞에 4척을 띄워두면 상수원에서 녹조를 미리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