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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한.미 연합군 둘로 쪼개지나,"군사훈련 중단'주장도 나와


한·미 연합군 둘로 쪼개지나, "군사훈련 중단" 주장도 나와

                                        


 
    
지난 13일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비핵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가 서둘러 “대화할 시점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대화 가능성을 낮게 본 전망도 나왔다. 세종연구소가 13일 서울 서머셋 호텔에서 개최한 세종정책포럼에서다.  

"북한은 대화 의지 없고 NLL 도발 우려"
美, "한국군 지휘 안받겠다" 전작권 쟁점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세종연구소)은 “북한은 아직 무기개발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대화에 나설 수 없다고 본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용 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끝낸 뒤 대화를
지난 3월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FE)과 키리졸브(KR) 훈련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미국 제3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칼빈슨호 비행갑판에 F/A-18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지난 3월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FE)과 키리졸브(KR) 훈련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미국 제3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칼빈슨호 비행갑판에 F/A-18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 실장은 “북한은 내년 중반에 열릴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도 본 뒤 대화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핵무기 개발을 끝내면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국지도발에 나서면 한국이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대화를 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대화를 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북한 대화 나설 가능성 작아
 
북한의 대화 가능성은 작고 도발 가능성은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을 두고 논의가 시작됐다. 박상현 연구위원(한국국방연구원)은 “미국은 군사작전을 준비하는 마지막 단계에 피해규모를 추정해본다”며 “미국과 동맹국이 감당할 피해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와야 공격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아직 이런 논의가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군사작전을 두고 한ㆍ미 간 긴밀한 논의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연구위원은 “미국의 과거 사례를 보면 군사작전 실시를 앞두고 동맹국에 사전통보를 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상현 연구기획본부장(세종연구소)은 “미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이 역대 미국 정부 중 가장 높다”며 “숫자로 표현하면 공격 가능성은 10% 정도라 낮게 보이지만 역대 정부를 비교한 상대평가를 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북한은 공격받으면 비례적으로 보복에 나서고 한국이 피해를 보게 된다”며 “결국 한국이 이런 공격을 감당할 수 있는 지가 선제공격을 결정하는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전작권 전환 계획 틀어질 수도
 
이날 포럼에서는 2018년도 정세를 전망하면서 한국의 대외 여건과 한반도 국제정세는 더욱 어렵게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소장은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중국의 압박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ㆍ일 관계도 회복될 전망이 밝지 않고 북한이 대화에 나올 가능성도 작다”고 전망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두고 한ㆍ미 간 갈등이 깊어져 순조로운 전환이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브룩스 한ㆍ미 연합사령관이 한국이 주도하는 군사 지휘권을 두고 확답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나이트 필드 연병장에서 유엔군사령부 주최로 열린 유엔군 유해 송환 행사에서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겸 유엔군사령부 사령관이 참석자들과 얘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나이트 필드 연병장에서 유엔군사령부 주최로 열린 유엔군 유해 송환 행사에서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겸 유엔군사령부 사령관이 참석자들과 얘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열수 안보전략실장(한국군사문제연구소)은 “브룩스 한ㆍ미 연합사령관에게 전작권 전환 이후에 단일사령부를 구성하느냐고 물어봤지만 즉답을 피했다”며 “협의를 잘하고 있다는 외교적 발언만 반복해 단일사령부가 아닌 병렬형 사령부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변화가 보인다는 평가다. 김 실장은 “오바마 행정부는 단일 지휘체제를 수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수용할지 불확실하다”며 “현재의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서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각각 독자적인 지휘체계를 갖는 병렬형 지휘체계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단일 지휘체계 구성은 왜 어려울까. 미군은 타국 군대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퍼싱 원칙’ 때문이다. 전작권 전환 논의 초기에는 병렬형 조직을 고려했지만 군사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따라서 한ㆍ미 당국은 2012년 독자적 지휘권에 합의하며 미래사령부(현재 미군이 주도하는 한ㆍ미연합사를 대체할 한국군이 주도하는 연합사령부의 가칭) 창설 준비를 이어 갔다. 문재인 정부는 전작권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한ㆍ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양국 국방부 장관은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가시적인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을 비켜갔다. 양운철 세종연구소 부소장도 “한ㆍ미 양국이 독자적 지휘체계를 갖출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는 “주한미군 전체가 한국군이 주도하는 지휘체계에 들어간다고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세종연구소는 13일 오후 서울 섬머셋 호텔에서 세종정책포럼을 열고 2018년도 정세 전망을 내놨다. [사진 박용한 연구위원]

세종연구소는 13일 오후 서울 섬머셋 호텔에서 세종정책포럼을 열고 2018년도 정세 전망을 내놨다. [사진 박용한 연구위원]

 
군사훈련 중단하고 특사 파견 주장도  
 
한반도 위기가 거론되는 위기상황이지만 한ㆍ미 군사협력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한ㆍ미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북한에 특사를 보내라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됐다.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세종연구소)은 “문재인 정부는 올림픽기간에 한ㆍ미 군사훈련을 중단하거나 연기해야 한다”며 “북한에 비공개 특사를 보내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 2월부터 3월까지 훈련을 중단하라는 요구다. 한ㆍ미 군당국은 매년 2월말~3월초 북한 침공에 대비한 방어 훈련을 해왔다. 백 수석연구위원의 주장은 동계 올림픽을 기회로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남북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풀이된다.  그러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고 부인했다.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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