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영창 때 적국 포로된 굴욕"

박찬주 "영창 때 적국 포로된 굴욕"

입력 : 2018.01.11 03:07   

민간법정 첫 재판… 뇌물혐의 부인
"국방부가 전역막고 굴욕 주려고 포승줄 묶인 모습 대중에게 공개"

'공관병 갑질' 논란이 발단이 돼 군 검찰 수사에 이어 민간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박찬주(60·사진) 전 육군 대장이 민간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송경호 부장판사) 심리로 10일 열린 공판에서 박 전 대장과 변호인은 군 검찰의 공소제기가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보석 허가도 요청했다. 박 전 대장은 짙은 회색 양복 차림으로 출석했다. 대신 수용자 번호가 적힌 배지를 왼쪽 가슴에 달았다.

박 전 대장은 2014년 고철업자 A씨에게 군 관련 사업의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항공료, 호텔비, 식사비 등 760여만원 상당의 향응·접대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날 박 전 대장 측은 "당시 보직 해임에 따른 자동 전역으로 민간인 신분이었지만 군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하고 재판권이 없는 군사법원에 공소를 제기했다"며 공소 기각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자동 전역 조항을 알고도 공소를 제기했다는 증거가 없으며, 국방부에서 의도적으로 전역을 늦췄다는 주장과 군 검찰의 기소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며 속행을 결정했다.

박 전 대장은 "국방부가 전역을 막으면서 현역 대장을 포승줄로 묶어 대중 앞에 세운 것은 상징적 의미를 위해서였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몇 달간 헌병대 지하 영창에 수 감돼 있으면서 적군 포로로 잡힌 것 같은 혼란스러움과 극심한 굴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은 기소된 혐의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친분이 있던 A씨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는 과정에서 A씨가 돈을 갚지 못하자 스스로 '이자를 더 주겠다'고 한 것"이라며 "향응 부분도 인간적인 관계로 함께 식사를 하고 여행을 다니면서 쓴 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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