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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오늘밤 당장 싸울 준비"외친 베테랑, 호주서 한국 '이동배치'

       


“오늘밤 당장 싸울 준비” 외친 베테랑, 호주서 한국 ‘이동배치’

주성하 기자 , 신나리 기자 , 윤완준 특파원 입력 2018-04-26 03:00수정 2018-04-2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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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美대사 유력 해리스 사령관

지난해 8월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방문한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 25일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된 것으로 알려진 그는 대북·대중 강경파로 통한다. 동아일보DB
주한 미국대사에 지명될 것으로 알려진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미 해군에서 최초로 제독으로 진급한 아시아계다. 1956년 일본 요코스카에서 주일미군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 본토에서 성장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지일파로 분류되지만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 안동소주·하회탈에 푹 빠져 

부친 해리 빈클레이 해리스는 6·25전쟁 참전용사다. 해군 항해사(중위)로 참전했고 종전 후 군사고문단의 일원으로 진해 해군기지에 2년간 머무르며 선박 엔진 기술을 한국에 전수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2년 전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부친 때문에 나는 어려서부터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감사함을 배웠고, 한국을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밝혔다. 그는 불고기와 갈비 같은 한국 음식을 좋아하며 특히 경북 안동소주와 하회탈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주호놀룰루 총영사 시절 당시 태평양함대 사령관이었던 해리스 사령관과 의형제를 맺었다는 백기엽 한국관광대 총장(53)은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안동소주를 좋아해 사무실에 두고 귀빈이 오면 대접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세계의 민속탈을 모으는 취미를 가진 해리스 사령관에게 한 번은 안동 하회탈을 선물했더니 보자마자 ‘노장탈(탈춤에서 늙은 승려가 쓰는 탈)’이라며 대뜸 알아보고 대단히 기뻐했다”고 덧붙였다. 

○ 해리스 기용은 북한 압박, 중국 견제 카드

 
해리스 사령관은 1978년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P-3 해상초계기 조종사로 군 생활을 시작한 뒤 6함대 사령관, 태평양함대 사령관을 역임했다. 2015년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배속된 태평양사령부 사령관(대장)에 취임했다. 그는 2011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을 제거하기 위한 ‘오디세이 새벽’ 작전에 미국-유럽 연합군 해상작전 사령관으로 참여해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이 밖에 이라크 사막의 방패·폭풍작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8개 전쟁과 작전에 참전하는 등 실전에서 잔뼈가 굵은 노장이다.  

해리스 사령관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거친 설전을 벌일 때 “오늘 밤에라도 당장 전투에 나설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주한미군을 독려했던 대북 강경파다. 3월엔 상원 청문회에 나와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로 한반도를 적화통일하려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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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반도 유사시 증원되는 미군 병력을 지휘하는 현직 태평양사령관의 주한 대사 기용은 트럼프 행정부의 비핵화 해결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성 중의 강성인 해리스 사령관을 주한 대사에 앉히는 것 자체가 북한과의 대화는 대화대로 진행하면서도 제재와 압박은 비핵화 해결 때까지 좀처럼 풀지 않겠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그는 태평양사령관으로서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실질적 지휘관으로 활약하며 중국의 군사적 야심을 견제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인근으로 군함을 진입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며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했다. 

그런 그가 주한 대사에 공식 지명되면 중국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신화통신은 2월 해리스 사령관이 호주 대사로 지명되자 “각종 언행으로 태평양을 태평하지 못하게 만들어온 일본계 장성 해리스가 임명되면 아시아태평양 평화와 안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발끈했다.  

한국 외교부는 16개월째 공석인 주한 미국대사가 채워지는 것을 반색하는 분위기다. 대북·대중 강경 성향에 대한 우려보다는 일단 “트럼프 행정부와 소통할 상대가 생겼다”는 기대가 앞서는 모습이다. 

●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의 북-중 관련 발언

“(주한미군이 철수한다면) 김정은은 승리의 춤을 출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 (회담이) 어디로 가는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3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전쟁 수행 능력이 없으면 종이호랑이다. 중국과 충돌을 바라지는 않지만, (전쟁에) 대비해야만 한다.”  

―2월,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주성하 zsh75@donga.com·신나리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해리 해리스 ::


1956년 8월 일본 요코스카 출생(62세)
1978년 미 해군사관학교 졸업
2009∼2011년 6함대사령관
2013∼2015년 태평양함대사령관
2015년∼ 태평양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