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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김경수,드루킹에 홍보 요청한 기사는 '홍준표,문재인에 밀려'

       


[단독]김경수, 드루킹에 홍보 요청한 기사는 ‘홍준표, 문재인에 밀려’

조동주 기자 , 구특교 기자 , 김동혁 기자 입력 2018-04-24 03:00수정 2018-04-2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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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파문]기사링크 달아 보낸 문자 2건 분석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51)이 ‘드루킹’ 김동원 씨(49·구속 기소)에게 “홍보해 주세요”라고 요청한 기사는 ‘문재인 10분 내 제압한다던 홍준표, 文에 밀려’로 23일 확인됐다. 지난해 4월 첫 번째 대선후보 합동토론회 때 보도된 기사였다. 또 김 의원이 “네이버 댓글은 원래 반응이 이런가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인터넷접속주소(URL)를 보낸 기사는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 안철수 “중기·벤처가 만들어야”’였다. 김 씨가 지난달 구속되기 전 김 의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보좌관 돈거래’ 사실을 언급하며 협박한 사실도 드러났다. 

○ 기사 2건만 메시지 함께 보냈다 

김 의원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언론 기사 URL 10개를 김 씨에게 보냈다. 그중 대선 후보 TV토론회를 다룬 기사 URL 2개에만 ‘메시지’를 달았다.

23일 본보가 두 기사의 댓글을 분석해 보니 2017년 4월 13일 ‘홍준표, 文에 밀려’ 기사의 경우 처음부터 다섯 번째 댓글까지 추천 수가 모두 1000개가 넘었다. 그 결과 추천 수 1∼5위의 댓글이 됐다. 이 가운데 4개 댓글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이었다. 

기사는 첫 토론회에서 문 후보를 10분 안에 제압하겠다던 홍 후보가 정작 문 후보에게 밀렸다는 내용이다. 올 2월 김 의원 인터뷰 기사에 드루킹 일당으로 추정되는 아이디(ID)로 ‘김경수 오사카’라는 댓글이 달렸는데 ‘홍준표, 文에 밀려’ 기사에서도 같은 아이디 일부가 확인됐다. 

 
김 의원이 네이버 댓글 반응을 거론하며 URL을 보낸 건 같은 달 4월 28일 열린 TV토론회 기사다.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한 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다른 해법을 소개한 내용이다. 기사에는 35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초반 댓글은 안 후보와 유승민 후보를 지지하는 분위기였다. “일자리 창출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두 후보 주장에 공감하는 반응이 많았다. 반면 문 후보의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다음 날부터 문 후보를 옹호하는 댓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그 결과 5000개 가까운 추천을 받아 상단에 노출된 댓글 1, 2위는 홍준표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기사 내용은 문 후보와 안 후보, 유 후보의 발언을 비중 있게 다뤘고 댓글도 대부분 관련된 내용인데 정작 베스트 댓글의 주인공은 홍 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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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두 기사 댓글의 추천 수를 불법적으로 늘려 여론을 조작했는지 조사 중이다. 김 의원이 그 과정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 드루킹, 구속 열흘 전 김 의원 ‘협박’ 

김 씨가 두 차례에 걸쳐 김 의원을 협박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15일 보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통해 김 의원의 보좌관 한모 씨에게 준 500만 원을 거론했다. 김 의원은 처음 텔레그램으로 김 씨의 협박 메시지를 받고 “황당하다.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다른 SNS인 시그널을 통해 같은 내용의 협박 메시지를 받고 “(한 보좌관에게) 사표를 받았다”고 답했다.

협박 메시지와 답변이 오간 대화방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두 사람의 새로운 대화방이다. 김 씨는 이 대화방을 삭제했지만 캡처 사진을 따로 보관했다. 경찰이 이를 확보한 것이다. 


한 보좌관이 김 씨 측으로부터 500만 원을 받은 건 지난해 9월. 그로부터 6개월 후 김 씨는 돈거래 사실을 알리며 김 의원을 협박한 것이다. 그로부터 10일 후 김 씨는 구속됐다. 이어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한 보좌관은 김 씨 측에 돈을 돌려줬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3당은 이날 ‘댓글 여론조작 사건 특별검사 설치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조동주 djc@donga.com·구특교·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