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전과자를 공기업 상임감사에 앉히려는 정부
1992년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주범인 황인오씨 임명 유력
황씨 "강원랜드, 나라를 도박천국으로 만들어"… 전문성도 떨어져
연 매출 1조6000여억원 규모 공기업인 강원랜드 상임감사위원에 간첩 활동을 했던 인사가 최종 후보에 오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현 정부 들어 친문·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공공기관장과 감사 등에 잇따라 임명돼온 가운데 간첩 전력에 전문성도 떨어지는 인사를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상임감사 최종 후보 2인에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의 주범인 황인오(62)씨가 포함됐다. 강원랜드와 여권에 따르면 황씨가 임명될 가능성이 크며 청와대의 최종 낙점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1992년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황씨는 '1995년 적화통일'을 완수하겠다는 북 계획에 동조, 거물급 고정간첩 이선실(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게 포섭돼 1990년 입북했다. 북 노동당에 가입, 간첩 교육을 받은 후 '중부 지역에서 당을 조직하라'는 지령을 받고 남파됐다. 국내에서 중부지역당 총책으로 활동하다 1992년 체포됐고, 대법원에서 간첩 및 반국가단체 결성 혐의로 무기징역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8·15 특사 때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고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특별사면복권을 받았다.
황씨의 간첩 혐의는 노무현 정부의 과거사 진상조사 때도 재확인됐다. 국가정보원 과거사위원회는 2007년 "황씨가 연루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과 관련한 (노태우 정부 시절) 발표의 기본 내용은 모두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보고서에서 "북한과 손을 잡고 남한 사회의 변혁을 이루고자 했던 국내 일부 운동 세력 및 인물들과 북한의 적극적인 대남 공작이 결합돼 발생한 사건"이라고 했다.
황씨는 1980년 사북 사태 중심인물이기도 했다. 황씨는 같은 해 6월 미스 유니버스 대회장 폭파 미수 사건으로 체포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황씨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직접 만든 사제 폭약을 들고 대회장에 들어갔다"고 했다.
이철규 의원은 "황씨의 간첩 혐의가 명백한데도 정부가 황씨 이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황씨는 강원랜드에 제출한 서류에서 강원 정선군 사북읍의 광부 경력만 기재했고 간첩 혐의로 구속·수감됐던 사실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랜드는 지난 5월 모집 공고를 한 뒤 후보자 5인의 이력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제출했다. 위원회는 황씨가 포함된 최종 2인 명단을 강원랜드로 보냈다. 야당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황씨를 처음부터 낙점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황씨가 어떻게 검증을 통과해 최종 후보에 들어갔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황씨는 2004년 인터뷰에선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등 북한 정권 운영 방식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후 "북한 인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며 전향적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원랜드 안팎에선 "공기업 경영의 전문성이나 업무 관련성도 없는 간첩 전력자를 공기업 감사에 앉히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씨가 과거 강원랜드에 비판적인 발언을 한 것도 논란을 빚고 있다. 그는 2010년 "도박 중독으로 수천 명의 카
한편 황씨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와 관련 페이스북에 "20년 장기 집권 플랜을 힘차게 추진할 대표 후보에 이해찬 의원 말고 있으면 나와 보라"고 했다. 그는 2012년 민주당 경기도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24/20180824003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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