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政의 '냉면' 물타기
입력 2018.11.02 03:09
입막기 나선 원내대표… "리선권 발언 없었다, 총수들 전화로 확인"
말바꾸는 통일부 장관… "비슷한 발언 있었다" → "건너 건너 들어"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방북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네까"라고 말했다는 것과 관련해 여권(與圈)은 1일 일제히 관련 언급을 피하며 파장 수습에 골몰하는 모습이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3일 전 "비슷한 발언이 있었다"고 시인하고, 서훈 국정원장이 바로 전날 "사실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냉면 발언은) 그 자리에 없었기에 (제가) 뭐라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공식적 (보고) 경로로 들은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 29일 국회 국정감사에선 "(리선권이 그런 얘기를 했다는)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며 "북측은 남북 관계가 속도를 냈으면 하는 게 있다"고 했었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냉면 발언은) 그 자리에 없었기에 (제가) 뭐라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공식적 (보고) 경로로 들은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 29일 국회 국정감사에선 "(리선권이 그런 얘기를 했다는)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며 "북측은 남북 관계가 속도를 냈으면 하는 게 있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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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런 사안을 (왜) 그렇게 키워 가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31일) 국정원 국정감사장에서 "(리선권과 동석했던) 기업인들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그런 얘기를 들었는지) 생각이 안 난다'고 하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야당 측에선 "여당 원내대표가 '기업인 입단속'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었다. 홍 원내대표 측은 이날 "(리 위원장) 발언 내용이 과장된 것 같다"고만 했다. 하지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홍 원내대표 말씀을 보면 (사건)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홍 원내대표를 지원했다. 김 대변인은 냉면 발언 관련 청와대 입장에 대해서는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나온 것이 없기 때문에 말씀드릴 게 없다"고 했다.
야당은 "우리 국민이 수모를 당했는데 정부 여당은 사건을 물타기하고 덮기 급급하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지도부가 기업 총수들에게 일일이 전화 걸어 사실 확인을 한 것은 한마디로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며 "기업 총수 줄줄이 평양 데려가 줄세우기 한 것도 모자라 들어도 못 들은 척 입까지 막아버렸다"고 했다. 이어 "북측이 공식적으로 기업인들에게 사죄를 해야 하고, 그걸 이끌어낼 사람이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도 했다.
정치권에서 냉면 발언의 사실 여부가 논쟁이 되자 기업들은 철저히 말을 아꼈다. 해당 기업의 고위 임원들은 "우리로서는 알 길이 없다"며 말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일 대한상의 행사장에서 기자들이 냉면 발언 논란을 질문하자 "그런 얘기를 갖고 이러니저러니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1일 홍 원내대표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1일 언론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냉면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개별 기업 총수들이 직접 말하기 곤란한 상황이니 경제 단체장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 대기업 고위 임원은 "홍 대표가 총수에게 직접 연락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로서는 확인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라며 "냉면 발언이 너무 크게 논란이 돼 버린 상황에서 누가 '그 발언을 들었다'고 나설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정부 눈치를 보며 북한에 억지로 간 것도 모자라 거기서 북한에 수모를 당하고도 오히려 입단속하고 있는 지금 대기업 모습은 우리 재계의 위상과 현실을 적나라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 무역성 출신의 탈북자 김태산 전 체코조선합영회사 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기업 총수들이 대통령을 따라다니다 개보다 못한 취급을 당했는데 (정부) 누구도 북측에 문제 제기도 못 하고 있다'며 '옥류관 국수 한 그릇 얻어먹은 것이 훗날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를지 상상해보라'고 했다.
야당은 "우리 국민이 수모를 당했는데 정부 여당은 사건을 물타기하고 덮기 급급하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지도부가 기업 총수들에게 일일이 전화 걸어 사실 확인을 한 것은 한마디로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며 "기업 총수 줄줄이 평양 데려가 줄세우기 한 것도 모자라 들어도 못 들은 척 입까지 막아버렸다"고 했다. 이어 "북측이 공식적으로 기업인들에게 사죄를 해야 하고, 그걸 이끌어낼 사람이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도 했다.
정치권에서 냉면 발언의 사실 여부가 논쟁이 되자 기업들은 철저히 말을 아꼈다. 해당 기업의 고위 임원들은 "우리로서는 알 길이 없다"며 말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일 대한상의 행사장에서 기자들이 냉면 발언 논란을 질문하자 "그런 얘기를 갖고 이러니저러니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1일 홍 원내대표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1일 언론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냉면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개별 기업 총수들이 직접 말하기 곤란한 상황이니 경제 단체장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 대기업 고위 임원은 "홍 대표가 총수에게 직접 연락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로서는 확인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라며 "냉면 발언이 너무 크게 논란이 돼 버린 상황에서 누가 '그 발언을 들었다'고 나설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정부 눈치를 보며 북한에 억지로 간 것도 모자라 거기서 북한에 수모를 당하고도 오히려 입단속하고 있는 지금 대기업 모습은 우리 재계의 위상과
이와 관련, 북한 무역성 출신의 탈북자 김태산 전 체코조선합영회사 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기업 총수들이 대통령을 따라다니다 개보다 못한 취급을 당했는데 (정부) 누구도 북측에 문제 제기도 못 하고 있다'며 '옥류관 국수 한 그릇 얻어먹은 것이 훗날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를지 상상해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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