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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기지 활동 파장]CSIS 보고서에 들끓는 워싱턴
○ “미사일 기지 3개 벨트 분산 배치”
CSIS 보고서를 집필한 조지프 버뮤디즈 연구원은 미 국방정보국(DIA) 분석관 출신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 미사일을 분석해온 전문가다. 버뮤디즈 연구원은 12일(현지 시간)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은 동창리 외에도 20개의 미사일 기지를 만들었고, 이 중 현재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된 13개는 총 3개의 벨트로 나뉘어 배치돼 있다”며 “전술적 벨트(tactical belt)는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작전용 벨트(operational belt)는 평양∼함경남도 함흥에, 전략적 벨트(strategic belt)는 (자강도∼양강도의) 깊은 산속에 있다”고 밝혔다.
전술적 벨트에는 남한 전역과 주일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 전술미사일과 스커드 기지가, 작전용 벨트에는 최대 사거리 1300km인 노동미사일 여단이, 전략적 벨트에는 하와이와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기지가 각각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버뮤디즈 연구원은 “북한이 일부 기지는 폐쇄하고 새로운 곳에 기지를 만들어 운용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며 “확인되지 않은 기지가 더 많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비난 여론 들끓는 워싱턴
CSIS 보고서가 공개되자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지지부진한 비핵화 협상을 강하게 질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보고서 내용은 북한이 미국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위협했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제거하는 길에 들어섰다고 자랑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친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도 “북한이 동창리 기지 폐기를 약속하고도 비밀 기지를 건설하는 건 미국을 속이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가 멈췄다’고 했지만 북한은 계속 미국을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핵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어긴 것은 아니지만 이번 보고서 공개로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북-미 정상회담 내년 초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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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S 보고서 공개 이후 야당인 민주당은 ‘북-미 정상회담 불가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상원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또 다른 정상회담을 할 수는 없다”며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북한과) 회담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키 의원은 성명을 통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놀아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버뮤디즈 연구원은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정보기관으로부터 얻었느냐’는 본보 기자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보고서는 공교롭게도 북한이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북-미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5일 만에 공개됐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앞으로는 비핵화를 말하고, 뒤로는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면서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이중성을 부각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파악한 내용을 싱크탱크에 흘려준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이정은 기자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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