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치’ 오면 중국 금융위기 겪는다
케빈 라이 다이와증권 이코노미스트
중국 기업의 외채 3조 달러 추정
상당 금액은 부동산 개발에 투자
미국 금리 오르면 위기 가능성 커
약위안, 자금 유출 악순환 우려
- 질의 :중국에 자금이 흘러 넘쳤다. 왜 달러나 유로화 자금을 3조 달러나 끌어다 썼을까.
- 응답 :“공식 통계상으로 중국 일반 기업이 해외에서 빌려쓴 자금만도 1조 달러(약 1130조원) 정도 된다. 그런데 중국은 공식과 비공식 통계 사이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 않나?(웃음) 내가 추정한 중국 기업의 외채는 3조 달러 정도 된다. 공식 통계보다 3배 정도 많다.”
- 질의 :중국 기업들이 어떻게 빌려 썼길래 중국 정부가 모르고 있는가.
- 응답 :“미국이 양적 완화(QE)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조세 포탈지역인 케이맨 제도와 홍콩, 싱가포르의 외채 규모가 3조 달러 이상 늘어났다. 도시 국가 정도인 곳에서 그토록 많은 외채를 끌어다 쓸 이유가 없다. 속을 들여다 보면 중국 기업의 현지 법인이 빌려 쓴 것임을 알 수 있다.”
- 질의 :주로 어떤 기업인가.
- 응답 :“수출 기업 대부분이 외채를 빌려 썼다. 그런데 내가 주목하는 곳은 에버그란데(恒大集团)와 HNA다. 두 기업이 달러 자금을 많이 끌어다 중국에 투자했다.”
- 질의 :두 회사는 어떤 기업인가.
- 응답 :“에버그란데는 중국 2위 부동산 개발회사다. 1990년대 중반 광저우에서 설립됐지만 케이맨 제도에 본사를 두고 있다. HNA그룹은 금융과 부동산 개발, 호텔경영 등을 하고 있다. 두 회사가 값싼(이자 부담이 적은) 달러 자금을 빌려다 중국 부동산 개발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 질의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든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는 값싼 엔화 자금을 끌어다 부동산에 투자한 태국과 인도네시아 기업들 때문에 촉발됐다. 앞으로 중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 듯하다.
- 응답 :“그렇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대출을 억제할 때 부동산 개발회사들이 해외에서 달러나 유로화 자금을 끌어다 투자했다. 저금리 단기 달러 자금을 빌려다 장기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했다. 금리나 환율 변동에 따라 쉽게 위기에 빠질 수 있다.”
- 질의 :중국 정부는 요즘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도록 내버려 두고 있는 듯하다.
- 응답 :“트럼프가 시작한 무역전쟁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다. 시 주석은 인민은행(PBOC)을 통해 위안화 가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 질의 :어떻게 유도하고 있는가.
- 응답 :“최근 지급준비율을 낮췄다. 수출 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해주기 위해서다. 이는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시장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그 바람에 미국과 금리차가 줄어들면서 해외에서 자금을 빌려 중국에 투자하는 매력이 줄고 있다. 그런데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 선 이하로 떨어지면(포치·破七) 비극이 시작될 것이다.”
- 질의 :어떤 비극인가.
- 응답 :“시장에서 위안화 팔자 주문이 급증할 것으로 본다. 악순환의 시작이다. 위안화 값이 떨어지면 달러 자금을 빌려 쓴 기업들이 하루라도 빨리 환전해 외채를 갚으려 한다. 위안화 값은 더 떨어진다. 또 위안화 값이 하락하면 자금이탈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뿐 아니라 중국인들도 해외로 자금을 뺄 가능성이 크다.”
- 질의 :올해 위안화 값이 얼마까지 하락할 것 같은가.
- 응답 :“나는 달러당 7.2위안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한다. 내년엔 7.5위안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 질의 :시진핑 등 중국 리더들도 위안화 값이 너무 떨어지면 위기가 일어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지 않을까.
- 응답 :“그들도 잘 알고 있다. 질서 있게 위안화 값이 하락하도록 유도하려도 갖은 노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자본통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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