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충돌때 中지지 1.1%뿐"···중국도 놀랐다, 한국의 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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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진 기자
신경진의 서핑 차이나
중국 기관 산하 저널에 전문가 기고
“미·중 군사충돌 때 중국 지지 1%”
사드 특집호 때와 논조 180도 달라
한한령 해제 등 교류 요구도 나와
2009년에 이은 두 번째다. 결과는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싱크탱크인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이 간행하는 『현대국제관계』 2018년 10호에 「한국 민중의 ‘친미소중’ 현상, 원인과 대책」이란 제목으로 실렸다. 1년 전 사드 특집호를 펴내 한국을 비판했던 것과 180도 달라졌다. 천샹양(陳向陽) CICIR 한반도연구실 부주임은 2017년 『현대국제관계』에서 “중·러의 보복으로 한국은 장차 국가이익에 거대한 손해를 받아 (미국 선택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 연구원은 전략·신뢰·경제·감정 네 측면으로 악화일로인 한국인의 반중 감정을 조사했다. 우선 국가 안보 전략이다.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했을 때 중국을 지지하는 한국인은 1.1%에 불과했다. 미국 39.2%, 중립 52.7%와 절대적 차이다. 한국인 30~40%가 한미동맹에 충실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안보상 미국과 연대하고 중국은 버리는 ‘연미기중(聯美棄中)’ 기조가 확고하다.
신뢰감도 바닥이다.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나라로 미국이 41.2%인 데 반해 중국은 11.3%에 불과했다. 4분의 1 수준이다.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는 나라로 미국 27.1%에 비해 중국은 7.1%에 불과했다. 중국을 미국보다 더한 분단 고착 세력으로 보는 셈이다. 중국의 군사력이 한국에 위협이 된다고 보는 한국인도 80.5%에 달했다. 논문은 “국가 신뢰도에서 한국인은 미국을 신뢰하고 중국을 의심하는 신미의중(信美疑中)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풀이했다.
국민감정은 미국을 사랑하고 중국은 혐오하는 애미혐중(愛美嫌中) 경향을 보였다. 자유롭고 개방된 나라를 묻는 질문에 한국인은 미국 64.3%, 중국 5.1%로 답했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나라 역시 중국은 4.9%로, 미국 25.7%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언어 보급률도 영어 92.7%로 중국어 56.9%를 압도했다.
친미반중 현상의 장기화 추세도 심각하다. 한국인의 중국에 대한 반감이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 왕 연구원은 서울대 통일연구소의 연례 ‘통일의식조사’ 결과를 분석해 2013년부터 중국을 위협대상으로 여기는 29세 이하 젊은 층의 비율의 60대 이상 노년층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젊은 진보, 늙은 보수”라는 통념이 깨지면서 혐중 감정은 세대교체에도 악화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이 중국을 보는 시각에는 냉전 이데올로기, 민족주의, 중국위협론 세 요인이 섞여 있다. 2004년 동북공정과 2005년 북한 김정일의 핵 보유 선언을 거치며 중국을 보는 국민감정이 처음으로 나빠졌다. 2010년 천안함·연평도를 거치며 중국이 북한을 보호한다는 인식이 각인됐다. 2017년 사드 갈등은 결정타가 됐다.
논문은 한·중 관계의 사회적 기초부터 다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왕 연구원은 “이익으로 사귀면 이로움이 다하면 헤어지지만, 마음으로 사귀어야 오래 멀리 간다(以心相交 成其久遠)”며 “사드 갈등을 교훈 삼아 정치·경제 영역에서 고위급 교류 플랫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과거 대기업 위주였던 한·중 협력을 실업으로 고통받는 한국 젊은 층과 중소기업 위주로 바꿔 청년층의 친미보수화 경향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문화 산업의 융합이 양국 사이의 동화를 촉진하는 데 유리하다”며 막혀있는 중국 자본의 한국 문화산업 투자 허용을 건의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왕샤오링 연구원 “중국에 한·중 관계는 주변국 외교의 일부”
-사드를 과거 갈등과 비교 분석했다.
“사드 이전에 갈등을 어떻게 극복했던가 살펴야 실질적이고 바람직한 ‘포스트 사드’ 대안을 찾을 수 있어서다. 동북공정, 천안함·연평도 등 과거 한·중 정부는 갈등 속에서도 슬기롭게 여론을 ‘관리’했다. 여론 악화를 방치한 사드 때와 달랐다.”
-냉전 이데올로기·민족주의·중국위협론 중 한국 내 혐중 현상의 최대 원인은.
“복합적이다. 한·중은 다른 이데올로기 배경을 갖고 있다. 한국은 사회주의에 도덕적 우월성과 편견이 강하고, 중국을 보는 불신감이 크다. 중국위협론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민족주의 충돌이 가장 경계할 문제다.”
-사드 충돌이 격화됐던 이유는.
“중국은 한·중 관계를 주변국 외교의 일부로 관리한다. 사드에 강하게 나설 수밖에 없었다. 국가 전략과 충돌하면 한국 예외론이 통할 공간이 없다.”
-한국과 북한을 대하는 중국의 국민감정은?
“일반 중국인은 북한을 한국보다 잘 모른다. 한국산 상품, 드라마, 여행 등으로 인지도는 한국이 북한보다 높다. 대신 정부는 한국과 북한을 균형적으로 본다. 한반도 안정이 최우선 정책 목표다.”
[출처: 중앙일보] "미·중 충돌때 中지지 1.1%뿐"···중국도 놀랐다, 한국의 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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