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쓰던 공주보 부순다고?" 383개 마을이 철거반대 운동
입력 2019.02.16 03:00
공주 농민들 분노, 서명운동 돌입
"이 큰 걸 진짜로 부순다고? 한두 푼 들어간 것도 아닌데, 주민들 잘 쓰고 있는 걸 마음대로 부수는 게 어디 있냐고."
15일 오후 1시 충남 공주시 공주보 인근 도로변에는 현수막 수십 개가 걸려 있었다. '공주보 철거를 반대한다' '철거비로 유지보수하라' '유네스코 방문객 교통 요충지 공주보 철거 반대' 등의 주장이었다.
공주보 주변을 지나던 주민 김모(65)씨는 "주민들 얘기는 들어보기나 하고 철거 얘기를 꺼내는지 모르겠다"며 "공주보 수문을 연 후로는 지하수도 제대로 안 나와 농사를 못 짓겠다는 농민이 많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1시 충남 공주시 공주보 인근 도로변에는 현수막 수십 개가 걸려 있었다. '공주보 철거를 반대한다' '철거비로 유지보수하라' '유네스코 방문객 교통 요충지 공주보 철거 반대' 등의 주장이었다.
공주보 주변을 지나던 주민 김모(65)씨는 "주민들 얘기는 들어보기나 하고 철거 얘기를 꺼내는지 모르겠다"며 "공주보 수문을 연 후로는 지하수도 제대로 안 나와 농사를 못 짓겠다는 농민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금강·영산강에 설치된 5개 보(洑)의 처리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충남 공주 농민들이 철거 반대 운동에 나섰다. 지난해 3월부터 공주보를 개방한 환경부는 보 상시 개방, 보 철거, 종전대로 담수 등 세 가지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금강의 보 3개(세종·공주·백제보) 중 공주보가 철거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문이 돌자 지난 11일부터 공주의 모든 이·통 단위 383개 마을에서 공주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반대 서명 받기에 나섰다. 이·통장들은 이·통 주민 중에서 선출된 최일선 대표자들이다.
이학재 공주시 이·통장협의회 사무국장은 "정부가 4대강 보 처리 방안의 일환으로 공주보를 철거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보 개방은 농민의 생계가 걸려 있는 문제라 나서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공주보 상류에 있는 4개 마을(쌍신동·검상동·우성면·의당면)의 300여 농가는 공주보 개방 이후 지하수 고갈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4시쯤 찾은 충남 공주시 쌍신동 길이 80m 비닐하우스 밭에는 누렇게 말라 죽은 대파가 흙을 덮고 있었다. 이곳은 공주보에서 차로 10여분 거리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무성한 대파가 자라던 비닐하우스지만 지금은 텅 비었다. 비닐하우스 주인 김모(57)씨는 "지난해 3월 보 개방 이후 지하수가 말라 물을 대지 못해 두 달 만에 대파가 말라 죽었다"면서 "공주보를 개방한 이후부터는 손해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비닐하우스 대파밭에는 이랑에 물을 공급하는 호스 14개가 흙 아래 묻혀 있다. 김씨가 흙 속에서 호스를 들어 올리자 마른 흙먼지가 날렸다. 김씨는 "정부가 공주보를 없애려는 것은 금강 주변 농민들 모두에게 죽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오이나 딸기 농사를 짓는 공주보 인근 농민들도 지하수가 고갈되면서 시름에 젖어 있다. 겨울철이면 지하수를 뿌려 비닐하우스 온도를 높게 유지하는 수막 농법을 써왔는데 물이 말라 농사가 어려워진 탓이다. 축산 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쌍신동에 거주하는 축산농민 정모(57)씨는 "겨울엔 소들이 물을 적게 먹어 버틸 만하지만 올여름엔 어떻게 버틸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150여 마리의 소를 기르는 정씨는 지하수 관정에서 물이 나오지 않아 최근 220만원을 들여 지하수 관정을 하나 더 뚫었다. 정씨는 "보를 열고 나서부터는 지하수를 조금만 써도 물이 달려 공기가 섞여서 나온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공주보가 철거될 경우 주요 교통로가 사라지는 것에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강을 가로지르는 공주보 위에는 왕복 2차선 도로가 놓여 있다. 공주 우성면과 무령 왕릉이 있는 웅진동을 연결하는 도로다.
우성면 주민들은 280m 도로를 건너 웅진동으로 다녔다. 그러나 공주보가 철거되면 3㎞ 정도 떨어진 백제큰다리를 이용해 금강을 건너야 한다. 공주시 이·통장협의회는 공주보 철거 반대 서명이 모이는 대로 공주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주 지역 시민단체들과 연대하는 대책위원회를 꾸려 조직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금강의 보 3개(세종·공주·백제보) 중 공주보가 철거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문이 돌자 지난 11일부터 공주의 모든 이·통 단위 383개 마을에서 공주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반대 서명 받기에 나섰다. 이·통장들은 이·통 주민 중에서 선출된 최일선 대표자들이다.
이학재 공주시 이·통장협의회 사무국장은 "정부가 4대강 보 처리 방안의 일환으로 공주보를 철거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보 개방은 농민의 생계가 걸려 있는 문제라 나서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공주보 상류에 있는 4개 마을(쌍신동·검상동·우성면·의당면)의 300여 농가는 공주보 개방 이후 지하수 고갈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4시쯤 찾은 충남 공주시 쌍신동 길이 80m 비닐하우스 밭에는 누렇게 말라 죽은 대파가 흙을 덮고 있었다. 이곳은 공주보에서 차로 10여분 거리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무성한 대파가 자라던 비닐하우스지만 지금은 텅 비었다. 비닐하우스 주인 김모(57)씨는 "지난해 3월 보 개방 이후 지하수가 말라 물을 대지 못해 두 달 만에 대파가 말라 죽었다"면서 "공주보를 개방한 이후부터는 손해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비닐하우스 대파밭에는 이랑에 물을 공급하는 호스 14개가 흙 아래 묻혀 있다. 김씨가 흙 속에서 호스를 들어 올리자 마른 흙먼지가 날렸다. 김씨는 "정부가 공주보를 없애려는 것은 금강 주변 농민들 모두에게 죽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오이나 딸기 농사를 짓는 공주보 인근 농민들도 지하수가 고갈되면서 시름에 젖어 있다. 겨울철이면 지하수를 뿌려 비닐하우스 온도를 높게 유지하는 수막 농법을 써왔는데 물이 말라 농사가 어려워진 탓이다. 축산 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쌍신동에 거주하는 축산농민 정모(57)씨는 "겨울엔 소들이 물을 적게 먹어 버틸 만하지만 올여름엔 어떻게 버틸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150여 마리의 소를 기르는 정씨는 지하수 관정에서 물이 나오지 않아 최근 220만원을 들여 지하수 관정을 하나 더 뚫었다. 정씨는 "보를 열고 나서부터는 지하수를 조금만 써도 물이 달려 공기가 섞여서 나온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공주보가 철거될 경우 주요 교통로가 사라지는 것에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강을 가로지르는 공주보 위에는 왕복 2차선 도로가 놓여 있다. 공주 우성면과 무령
우성면 주민들은 280m 도로를 건너 웅진동으로 다녔다. 그러나 공주보가 철거되면 3㎞ 정도 떨어진 백제큰다리를 이용해 금강을 건너야 한다. 공주시 이·통장협의회는 공주보 철거 반대 서명이 모이는 대로 공주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주 지역 시민단체들과 연대하는 대책위원회를 꾸려 조직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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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16/20190216000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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