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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인권법연구회' 판사 부부의 기막힌 주식 투자



'인권법연구회' 판사 부부의 기막힌 주식 투자

조선일보
  •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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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4.10 01:40 | 수정 2019.04.10 02:50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자신이 주주인 기업 재판 맡아 논란
    남편은 특허법원 판사 때 아모레 소송 맡으며 아모레 주식 매수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1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미선〈사진〉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이어 그의 남편이 판사 재직 당시 자신의 재판과 관련된 회사에 '주식 투자'를 했다는 의혹이 9일 제기됐다. 이 후보자의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는 특허법원 판사로 재직할 당시 재판을 맡은 회사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도 작년 자신과 남편이 13억원대 주식을 보유한 이테크건설 관련 재판을 맡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야당은 "재판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했다"며 이 후보자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9일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실에 따르면, 2010년 법관에서 퇴직한 오 변호사는 특허법원에서 판사로 근무할 당시인 2008년 아모레퍼시픽 주식 800주(1억1200만원 상당)를 매수해 이듬해 모두 팔았다. 해당 주식을 매수한 시기인 2007∼2008년에 그는 아모레퍼시픽 관련 특허, 등록상표 분쟁과 관련한 재판 11건을 담당했다. 11건 중 아모레퍼시픽 측이 소송을 제기한 7건 중 2건이 인용됐고, 5건은 기각됐다. 아모레퍼시픽이 피소당한 4건은 모두 패소 판결이 났다. 그는 아모레퍼시픽 관련 재판이 모두 끝난 후인 2009년에 해당 주식을 전부 매도했다. 이 후보자 측은 아모레 측에 대부분 패소 판결을 내렸다는 점을 들어 "이해 충돌 가능성이 없고, 내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은 "재판 과정에서 얻은 내부 정보를 투자에 활용했을 수 있다"며 "특정 기업 사건을 재판하면서 그 기업 주식에 거액을 투자한다는 것은 법관은 물론 공직자로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대법원 법관윤리강령은 재판의 공정성에 의심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경우 관련한 경제적 거래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인 지난 2017년에도 민변 출신 이유정 변호사가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올랐다가 내부 정보를 활용한 주식 거래가 문제가 돼 낙마했다. 야당은 이 후보자를 두고 "제2의 이유정"이라며 "누가 봐도 이상한 내부 주식 거래를 그냥 지나친 청와대 인사검증팀을 경질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 부부는 그동안 특정 종목의 주식에 수억원씩의 거액을 몰아서 투자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주광덕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 부부는 2012년 에쓰오일 주식을 각각 5000주(약 2억9700만원)씩 매수했다. 약 6억원을 한 종목에 몰아서 투자한 것이다. 이 후보자 부부는 1년 만인 2013년 에쓰오일 주식을 전액 매도했다. 이 후보자 남편인 오 변호사는 금융투자주식회사의 고객 투자 성향 기준에서 고위험 고수익에 몰아주기식 투자를 '1등급 공격 투자형'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 변호사는 2010년 퇴직 후 전관 변호사로 근무하면서도 자신의 소송과 관련한 회사 주식을 꾸준히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LG화학·다음커뮤니케이션 주식을 매수했다가 이듬해 모두 매도했다. 매수 시점에 LG화학·다음커뮤니케이션 관련 소송을 수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자가 남편이 재판을 맡았던 의류 회사 한섬의 주식을 사들였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후보자의 남편은 2008년 1월 한섬이 등록상표를 침해했다며 개인이 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후 이 후보자의 남편은 2010년 9월 8일 한섬 주식 2500주(490만원 상당)를 매수했다. 이후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다가 2014년 전부 매도했다. 이 후보자도 2013년 8월 23일 한섬 300주(약 760만원)를 매수하고 이듬해 9월 6일 전부 매도해 52만원 정도의 시세 차익을 봤다.

    이 후보자는 현 사법부 주류로 통하는 '국제인권법연구회' 발기인이었고, 남편은 '우리법연구회' 회원이었다. 이 후보자 남편이 2006∼2009년 약 3년간 특허법원에 근무할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이 주심 판사, 이 후보자의 남편이 배석 판사였다. 이 후보자의 여동생은 참여연대 출신으로 민변 사무차장을 지냈다.

    한편 이 후보자는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재판을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있으면서 전교조 법외 노조 사건과 관련해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을 전달받은 경위와 관련된 것이다.

    한편 이날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야당이 '청문회 무용론'을 제기하면서 한때 파행됐다. 오후 속개된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우리법연구회' 회장 경력을 두고 이념 편향 논란이 일었다. 문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 회장은 왜 맡았냐"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 질문에 "할 사람이 없었다"고 답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10/201904100001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