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좌석도, CCTV도 뜯겨 나가…現重 노조 떠난 한마음회관 '아수라장'
주총장 진입 막으려 계단엔 윤활유, 방범카메라 대부분 파손
매일 시민 5000명이 이용하는 시설… 연말까진 사용 힘들 듯
"올해 연말까지 울산 시민들이 이곳을 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1층 공연장을 둘러보던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숨을 쉬었다. 민노총 산하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달 27일부터 닷새간의 불법 점거를 풀고 나간 후 회관은 아수라장이 돼 있었다. 설치된 좌석 420개 중 200개가 훼손됐다. 이 중 100개는 통째로 뜯겨 나갔다. 조명은 깨진 채 나뒹굴고 있었다. 이곳은 하루 5000명의 울산 시민이 이용하는 복합문화시설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노조가 이곳을 불법 점거하면서 각종 시설을 파손한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관에선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법인분할)을 위한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었다. 주총을 막으려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관을 불법 점거하자 사측에서 장소를 남구 울산대 체육관으로 변경했다. 노조는 주총에서 물적분할 안건이 통과되자 곧바로 점거를 풀고 해산했다.
노조가 빠져나간 자리는 원래 용도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특히 주총장으로 쓰려던 1층 공연장의 훼손이 가장 심했다. 대형 거울은 산산조각 나 있었고, 대기실 화장실에선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났다. 바닥에는 소화기가 내동댕이쳐져 있었다. 노조는 뜯어낸 좌석 100개 중 일부를 창문 막이로 썼다. 수십 개를 높이 쌓아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도록 막았다. 공연장 바닥에는 붉은색으로 '승리'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기자가 공연장 무대 위로 올라가보려고 하자 현대중공업 관계자가 "자칫하면 무너져 다칠 수 있으니 올라가면 안 된다"고 가로막았다.
건물 방범카메라는 대부분 파손됐다. 회관에 설치된 방범카메라 20대 중 18대가 아예 뜯겨나가거나 깨져 있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외부에서 회관 내부 상황을 감시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 떼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회관을 둘러보던 기자는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발을 디디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을 뻔했다. 계단 전체에 윤활유가 발라져 있었다.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잡으려던 계단 손잡이도 윤활유투성이였다. 건물 좌우 양쪽에 설치된 계단 중에서 좌측 계단에 윤활유가 칠해져 있었다. 지하 1층~지상 2층이 심했다. 회사 관계자는 "주총장 진입을 막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당가가 있는 2층에 올라서자 박살 난 출입문이 보였다. 강화유리가 깨져 바닥에 유리 조각이 흩어져 있었다. 창가 유리창도 일부 깨져 있었다. 식당 측은 "냉장고와 금전출납기가 일부 망가졌다"며 "닷새간 매출 1000만원 이상을 손해 봤다"고 말했다.
한마음회관은 1991년 현대중공업이 사원 복지를 위해 설립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이다. 지하 1층(3300㎡·1000평)엔 헬스장과 수영장 등 체육시설, 지상 1층엔 420석 규모의 공연장과 200석 규모의 어린이 전용극장이 있다. 2층은 한식, 중식, 양식을 파는 한마음식당이 입점해 있다. 3층은 현대중공업 외국 협력사 직원의 자녀가 다니는 외국인 학교가 있다. 다행히 3층 외국인학교는 이번 불법 점거로 크게 피해를 입지 않았다.
엉망이 된 회관은 이틀이 지난 2일까지도 거의 복구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측은 "1층 공연장은 아예 손을 못 대고 있다"며 "우선 건물 전체적으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2일 "시설 파손과 영업 중단에 따른 업주들의 손해를 모두 배상하겠다"며 "다만 계단에 칠해진 윤활유는 전혀 모르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02/20190602013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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