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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할머니 위해 350km 달려온 손자

코로나 할머니 위해 350km 달려온 손자

조유라 기자 입력 2020-06-27 03:00수정 2020-06-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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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자택서 요양원까지 美 45세 마라토너, 7일 걸려 완주
도착후 영상통화로 인사 대신
할머니 ‘사랑한다’ 창문에 현수막

미국 마라토너 코리 카펠로니(오른쪽·얼굴 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할머니를 응원하기 위해 7일간 약 350km를 달려 화제를 모았다. 그가 도착하기 직전 완치 판정을 받은 할머니는 거주하는 요양원 4층에서 ‘사랑한다 코리’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걸고 손자를 맞았다. 러너스월드 제공

 

미국 마라토너 코리 카펠로니(45)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할머니의 회복을 기원하기 위해 이달 12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간 350km(약 218마일)를 달려 화제가 되고 있다. 풀코스 마라톤(42.195km)의 8배가 넘는 거리다. 그가 달리는 동안 할머니 역시 완치 판정을 받아 감동을 더하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미 ABC방송 등에 따르면 곧 99세 생일을 앞둔 카펠로니의 할머니 루스 안드레스 씨는 이달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의 한 요양원에 있는 안드레스 씨는 고열이 심해 한때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고 산소호흡기까지 착용했다.

카펠로니는 “가족들도 병문안을 갈 수 없는 상황에서 혼자 계신 할머니가 점점 더 두려움에 빠지고 있음을 느꼈다. 손자로서 할머니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특히 그의 여자친구가 “할머니를 위해 뛰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면서 ‘할머니를 위한 마라톤’이 시작됐다.

 


카펠로니는 12일 수도 워싱턴 집을 출발했다. 한때 북아프리카 모로코 사막에서 251km를 달린 적이 있지만 그에게도 350km를 달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특히 6일째 되던 날 완전히 탈진해 포기 직전까지 갔다. 이때 그에게 문자 한 통이 왔다. 바로 할머니가 완치됐다는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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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낸 카펠로니는 다음 날 할머니가 있는 요양원에 도착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할머니의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할 수는 없었지만 영상 통화로 인사를 대신했다. 할머니는 요양원의 4층 방 창문에 “사랑한다 코리”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카펠로니 역시 휴대전화와 확성기를 들고 “할머니는 강한 분이에요. 아직 걸어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어요”라고 화답했다.

 

카펠로니는 취재진에게 “그간 달린 어떤 마라톤보다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다. 내 달리기 인생의 하이라이트”란 소감을 밝혔다. 유년 시절을 스크랜턴에서 보낸 그는 “할머니는 내 두 번째 어머니와 같다. 언제나 내가 성공할 것이라 말해주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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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토너 코리 카펠로니#코로나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