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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이 되는 글

초혼;김 소월[카보이 메일,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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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혼

                   - 김소월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어!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어!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어!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어!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멀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

 

 

 이 시에서 소월이 표현하고 있는 죽은 대상이 누구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소월이 설움에 겹도록 부르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시인이 애타게 부르고 있는 이름의 주인공은 소월이 사랑했던 여성 "오순" 이라는 이름의 여인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소월과 "오순"이라는 여성은 어떤 사이였을까?


 소월은 십대 초반 같은 동네에 살고있는 3살 위의 여자아이 오순을 만난다. 둘의 관계는 친구사이의 우정에서 이성간에 느끼게 되는 사랑으로 발전한다. 둘은 남산에 있는 냉천터 폭포수 아래서 몰래 만나기를 즐겨했다고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평탄치 않았다.

 

소월의 할아버지가 친구의 손녀 홍실단이와 정혼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소월은 14세가 되던 해 할아버지가 정혼한 대로 맘속에는 오순에게의 사랑을 간직한 채로 홍실단이와 혼인을 한다. 소월과 오순은 사랑하지만 만날 수 없는 사이가 되고 만다. 오순은 소월이 19세가 되던 무렵 결혼을 한다. 하지만 그녀의 결혼은 불행했다고 한다.

 

그녀의 남편은 의처증이 심했고, 그로 인해 오순은 남편으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받아야 했다. 소월이 22세 되던 해에 오순이 세상을 떠난다. 그녀는 대꼬챙이처럼 말라죽었다고 전해지는데 이는 소월에 대한 상사의 아픔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2년 후 소월은 "진달래꽃"에 <초혼>을 발표한다. 소월은 33세가 되던해 마약덩이를 먹고 자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