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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 릴레이 인터뷰]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1일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홍 대표는 인터뷰 전 모든 처세술이 담겨 있다며 ‘인생의 책’으로 꼽은 중국 고전소설 ‘삼국지’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그는 “국내 안보가 국제적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돼 있는 상황에서 당내 문제에 발목을 잡힐 순 없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3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일대일로 만나 안보 문제를 긴밀히 상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수회담을 구걸하지는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청와대가 이미 사실상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도 다시 안보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이다. 홍 대표는 지난주 미국 방문 때 버지니아주 랭글리의 중앙정보국(CIA) 본부 내 한국임무센터(Korea Mission Center)를 한국 정치인 중 처음 방문했다. 미국 조야의 중대 관심사인 북핵 등 한반도 안보 문제를 문 대통령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홍 대표는 지난달 28일 귀국 이후 한반도 안보 문제뿐 아니라 친박(친박근혜)계 청산이라는 당내 상황까지 겹치면서 잠시 여의도를 벗어나 자택에서 정국 구상을 하고 있다. 다음은 홍 대표와의 일문일답. ―청와대는 여러 외교 일정으로 만나기 어렵다는데….
“문 대통령께서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할 때 적절한 대처를 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안보 영수회담을 제의한 것이지 정치적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APEC 정상회의가 끝난 뒤에라도 안보 문제는 좀 더 긴밀히 상의해서 5000만 국민이 핵 인질이 된 상황을 슬기롭게 타개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 공개든 비공개든 좋다.”
―청와대가 5당 대표를 초청한다면….
“여야 당 대표를 일대일로 만나 두세 시간 토론해서 국정을 공유하는 형태가 나라를 위해 바람직하다. 국민들한테 보여주기 식으로 여야 대표들을 불러서 앉혀놓고 밥 한 그릇 주고, 국정 브리핑으로 끝내는 회담은 가지 않겠다.”
―문재인 정부 6개월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적폐청산이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다.
“적폐청산이 아니고 정치보복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다. 말하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도 뇌물 사건 수사하다가 일어났다. 그것을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죽였다고 그렇게 인식하고 9년 전의 일을 공소시효도 없이 수사하겠다고 천명하면서 전직 대통령을 법대에 세우겠다고 하는 게 적폐청산인가. 국가정보원 메인 서버를 열어서 좌파 TF팀이 그동안의 대북 문제의 모든 것을 보고 있다. 이게 정상적인 정부기관이고 정의로운 나라인가.”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소유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BBK 문제는 수사와 재판을 해서 확정 판결까지 났다. 그걸 어떻게 뒤집으려고 하나. 한번 수사를 해보라. MB를 옹호하고 그런 문제가 아니다. 정도껏 해야지 해도 너무하면 역풍이 불 것이다.”
―친박 청산 문제는 어떻게 하나.
“지금처럼 보수우파 진영이 궤멸된 적이 없는데, 정치적 책임은 친박 핵심들이 져야 하지 않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와는 상관이 없다. 정치적 책임은 행위가 아닌 결과에 대한 책임이다. 바른정당 의원 몇 분 복귀하는 수단으로 친박 청산 문제를 제기한 것은 아니다.”
―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서 박 전 대통령 제명을 의결하나.
“꼭 3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조만간 친박 핵심 청산 문제는 마무리 짓겠다. (의결 여부는) 법률 검토를 한 뒤 절차를 진행하겠다.”
―친박계에서 대표직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등 반발이 거세다.
“소리장도(笑裏藏刀·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있다)다. 일부 ‘잔박(잔챙이 잔류 친박)’이 남아서 몸부림치는 게 참 측은하고 불쌍하다. 나는 책임당원 74%의 지지로 (전당대회에서) 당선됐다. 나한테 책임을 물으려면 당원 동지들이 모두 책임을 묻는 절차가 있어야지 국회의원 몇 사람이 준동해서 되겠나. (대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 나를 1979년도 YS(김영삼 전 대통령)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통합에 부정적인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을 설득할 생각이 있나.
“내가 물밑에서 만나고 그러면 정치 공작한다고 할 것 아닌가. 바른정당 의원들은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간다)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전망은 어떤가.
“정권 출범 1년 만에 하는 선거에서 집권당이 진 일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현상유지(광역단체장 6곳)만 하면 그것을 발판으로 다음 총선은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본다. 후보는 정밀조사를 해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현역 단체장은 제외하고 신인 투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수도권 등에 영입할 후보는 접촉하고 있는가.
“광역단체장 2, 3명은 이번에 영입해서 지방선거 때 성공을 하면 차기 대권주자로 키울 생각이다.”
―지방선거 야권 연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천만에. 그런 식으로 정치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도 같이하자고 한다.
“개헌은 대통령 선거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개헌 문제를 지방선거의 곁가지로 투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지금 대한민국 헌법은 광복 이후 분단헌법이다. 다음 개헌 때는 통일헌법으로 바꿔야 한다. 지방선거 이후에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국민들이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자는 데 동의하지만 줄인 권력이 국회의원한테 간다고 그러면 동의하겠는가. 국민을 현혹하는 개헌은 안 된다.”
정원수 needjung@donga.com·송찬욱 기자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NewsStand/3/all/20171101/87052655/1#csidx841c807b567ddb698b1f2ed5c535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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