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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머리끈.낚시찌.병마개...쿠바의 기발한 콘돔 활용법



머리끈·낚시찌·병마개… 쿠바의 기발한 콘돔 활용법


입력 2018.09.08 03:00

경제난으로 물자부족 시달려
비교적 구하기 쉽고 저렴한 콘돔… 다양한 생활 도구로 변신

머리끈으로 쓰고, 낚시찌로도 쓴다. 게다가 와인 숙성 테스트 기능을 겸한 병마개로까지….

'맥가이버 칼'도 아니고 무슨 물건이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될까. 콘돔이다. 고질적인 경제난과 물자 부족을 겪고 있는 쿠바 국민이 인간 창의성의 무한함을 기발한 콘돔 활용법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고 뉴스위크가 6일(현지 시각) 전했다.

쿠바 수도 아바나 바닷가에서 한 어부가 부풀린 콘돔 여러 개를 낚싯줄에 매달아 바다에 던지고 있다.
쿠바 수도 아바나 바닷가에서 한 어부가 부풀린 콘돔 여러 개를 낚싯줄에 매달아 바다에 던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쿠바 여성들은 콘돔을 잘게 잘라 머리 묶는 끈으로 사용한다. 구멍 난 자동차 타이어를 때울 때도 쓴다. 자동차 타이어에 뾰족한 것이 박혔을 때 장비를 이용해 이것을 뽑아낸 다음 구멍 안에 콘돔을 박아 넣으면 신축성 좋은 콘돔이 구멍을 단단하게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쿠바 자동차 수리공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초보적 기술이다.

쿠바 어부들은 콘돔을 낚시찌로도 즐겨 쓴다. 풍선처럼 크게 부풀린 콘돔을 여러 개 묶은 뒤 낚싯줄에 매달아 던지면 콘돔 풍선은 바람을 타고 낚싯줄을 먼바다로 보내준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그물망을 던질 수 없는 쿠바 어민들의 궁여지책이다. 쿠바 정부는 해로(海路)를 통한 불법 이주나 망명을 막기 위해 배를 이용한 조업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어민 앙헬 루이스 누네즈는 "콘돔 낚시찌를 이용하면 더 큰 고기를 잡기 쉽다"고 했다.

더 기발한 혁신적 활용법은 집에서 포도주를 담글 때 콘돔을 '숙성 테스트기'로 이용하는 것이다. 포도주 병목에 콘돔을 덮어 씌워 놓으면 술이 발효될 땐 가스가 배출돼 콘돔 마개가 팽창한다. 콘돔이 다시 축 늘어지면 발효가 끝나 포도주가 완성됐다는 표시다.

뉴스위크는 콘돔의 다목적 활용을 '쿠바식 발명(invento Cubano)'이라고 표현했다. 손에 넣을 수 있는 물건들을 어떻게든 활용하는 것이다. '쿠바식 발명'의 대표 도구가 바로 콘돔이다. 중국 등 아시아에서 생산한 콘돔은 비교적 구하기 쉬운 데다 3개짜리 한 상자에 1쿠바페소(약 45원)밖에 안 돼 한 달 월급이 평균 30달러(약 3만3000원)인 서민들도 큰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1962년 미국이
쿠바와의 무역을 금지하는 금수(禁輸) 조치를 내린 이후 쿠바 경제는 급격히 쇠퇴했다. 2015년 오바마 행정부가 53년 만에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선언해 한때 쿠바에 대한 경제 봉쇄 정책이 완화될 것처럼 보였지만, 트럼프 정부는 대(對)쿠바 경제 제재 강화로 입장을 선회했다. 경제 제재에 더해 사회주의식 계획경제의 실패로 쿠바에선 생필품 구하기가 어렵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08/201809080015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