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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멀쩡한 월성 1호기 억지 폐쇄, 후일 엄중한 국민 심판 내려질 것



[사설] 멀쩡한 월성 1호기 억지 폐쇄, 후일 엄중한 국민 심판 내려질 것

조선일보                                 
    
입력 2019.12.25 01:31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기어코 월성 1호기 영구 정지 결정을 내렸다. 야당 추천 위원 2명이 반대했지만 정부·여당 쪽 5명이 찬성했다. 그간 경위를 보면 거의 독재 정권 밀어붙이기다. 작년 6월 한수원 이사회의 폐쇄 의결 자체가 원천적으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당시 이사회가 근거로 삼았다는 회계법인의 경제성 평가 보고서는 국내 23개 원전의 역대 평균 이용률이 89%인데도 월성 1호기의 향후 이용률만 60%로 터무니없이 낮게 잡았다. 원자력 전기의 판매 단가는 2017년 MWh당 6만760원이었는데 2022년에 4만8780원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가정했다. 그렇게 했는데도 "계속 가동이 경제성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자 한수원은 이 경제성 보고서를 숨기고 "향후 가동률이 손익분기점인 54.4%를 넘기기 어렵다"고 왜곡해 영구 정지 의결을 유도했다. 국회에 경제성 보고서를 제출할 때는 거의 모든 숫자에 먹칠을 해 알아볼 수 없게 만들었다.

국정감사에서 이사회 의결에 의문이 제기돼 국회가 재석 203명 중 162명 찬성으로 월성 1호기 영구 정지에 관해 감사원 감사를 의뢰했다. 그 감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그런데 원안위는 이를 무시하고 폐쇄 의결을 했다. 국회의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를 모두 무시한 것이다.

2017년 10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때도 비슷했다. 공론화 결과는 '건설 재개' 쪽으로 나왔는데 정부는 4일 뒤 국무회의에서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기존 원전 수명 연장 불허' 방침을 공식화했다. 당초 예정되지 않았던 문항을 한 개 끼워넣고는 거기서 '원전 축소 희망' 의견이 많았다는 이유로 자기들 계획을 밀어붙였다. 사기와 다를 게 없다. 그런데 이번엔 한수원이 이사회와 국회를 속였고, 원안위가 거기에 대못을 박았다. 정상적인 나라, 정상적인 정부가 아니다.

얼마 전 미국은 원전 두 기의 수명을 80년으로 연장했다. 미국 98기 원전 가운데 90기가 이미 수명을 40년에서 60년으로 연장해놓은 상태다. 미국은 80년까지 쓰겠다는데 우리는 월성 1호기에 이어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더 멈춰 세우겠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40여일 만에 탈원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어떤 전문가 그룹이 그 충격적 정책을 뒷받침해줬는지 드러나는 것이 없다. 미생물학 전공의 의대 교수가 강연에서 "대선 캠프에서 탈원전을 제안했는데 그게 정부 정책이 돼버렸다"는 말을 한 것이 고작이다. 문 대통령은 야당 전 대표 시절 그 교수가 총괄자문을 맡았다는 '판도라' 영화를 보고서는 "판도라 상자의 뚜껑을 열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니라 판도라 상자 자체를 치워야 한다"고 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자 정부 내 전 조직이 이 황당 공약을 실현하겠다며 갖은 부정직한 수단과 편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 이 국가 자해극의 책임자들은 얼마의 시간이 걸리든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24/201912240283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