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저임금 과속 인상 뒤 체불 임금 日 14배, ‘소주성’의 결과
문재인 정부가 급속 인상한 최저임금을 감당 못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급증하면서 지난 5년간 임금 체불 규모가 7조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일본의 체불액보다 14배나 많은 규모다. 문 정부가 두 해 연속으로 최저임금을 16.4%, 10.9% 올리는 등 5년간 총 42% 인상하면서 임금을 제대로 주지 못한 곳이 속출한 것이다. 저소득 근로자를 돕겠다며 밀어붙인 정책이 임금 체불 사태를 일으켰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의 역설은 서민 경제 곳곳에서 벌어졌다. 직원을 내보내고 무인(無人) 기계로 교체하거나 가족으로 대체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소상공인·자영업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주 15시간 이상 일을 시키면 주휴 수당을 주게 하는 법규까지 더해지자 근무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쪼개는 편법이 성행해 일자리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법정 최저임금을 못 지키기고 그보다 낮은 임금을 주는 사례도 급증했다. 2017년 266만명이던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가 지난해 321만명으로 늘어 전체 임금 근로자의 15.3%를 차지했다. 최저임금을 위반하면 고용주가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데도 숱한 소상공인이 법을 지키지 못했다. ‘지킬 수 없는 법’이 수많은 소상공인을 ‘범법자’로 내몬 것이다.
현재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중위 임금의 61%로 OECD 38국 중 여덟째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가량 높은 1만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고물가의 충격이 큰 저소득 근로자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은 필요하나 가파른 인상은 경기 부진에 시달리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더욱 어렵게 해 임금 체불이나 법 위반 사례를 양산할 수 있다. 지난 5년과 같은 부작용을 반복하지 않도록 적정선에서 인상률을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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